日경찰, 소녀상 전시에 ‘휘발유 뿌리겠다’ 팩스 보내 협박한 50대 체포

지난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가 닫혀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대형 예술제 기획전에 출품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며 협박하는 팩스를 보낸 용의자가 체포됐다.

8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은 아이치현 경찰이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와 관련해 홋타슈지(59)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홋타는 지난 2일 아이치예술문화센터에 소녀상을 서둘러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갖고 전시관을 방해할 것이라는 내용을 팩스로 보내 트리엔날레 전시 일부를 중단시키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소녀상에 대해 ‘필요 없지 않나, 사실도 아닌 인형 전시’라고도 팩스에 적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지사는 우익 추정 세력이 공격을 예고하며 위협하자 지난 3일 오후 안전을 명분으로 돌연 기획전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오무라 지사는 중단 이유로 “테러 예고와 협박 전화도 있고, 더 (상황이) 악화하면 (방문객이) 안심하면서 즐겁게 보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문제의 팩스를 거론했다.

최근 아이치현은 이와 관련해 경찰에 피해 신고서를 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지난 7일 아이치예술문화센터 내부 엘리베이터에서 ‘휘발유다’며 액체를 경찰관의 발에 뿌린 남성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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