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명 참석 정기 ‘수요시위’ / 정의연 “할머니들 인권 되돌려야” / 8일 김복동 할머니 영화도 개봉 / 전공노·대학생진보연합 등 회견 / 아베 규탄·미쓰비시 퇴출 촉구 / 日대사관저 앞 ‘출입 저지’ 시위 / 고추장 탄 비닐봉지 투척하기도
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9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개정 수출무역관리령을 공포한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일본 규탄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정오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99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되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얼마 전 나고야에서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철거를 요구하고 전시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일본은 세계 곳곳에서 소녀상 설치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런 일본의 모습은 역사적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며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올바른 역사를 교육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민 등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늘이 마지막 수요일이기를’, ‘할머니들의 광복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역사 앞에 일본은 사죄하라’ 등 손팻말을 높이 들고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힘껏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때마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김복동’이 8일 전국 317개 상영관에서 개봉한다. 이 영화는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김 할머니가 19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한 27년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9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재문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도 일본대사관이 입주한 종로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을 부정하는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이들은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국가 간 협정으로 소멸시킬 수 없다는 것은 국제법적 상식”이라며 대법원 판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온 국민의 분노가 큰 상황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원 판결이 부정당하는 것에 대한 항의로 법원행정처에서 진행하는 일본최고재판소와의 모든 사법교류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아베 총리 얼굴에 ‘압류물 표시’라고 적힌 붉은색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서울 중구 한국미쓰비시상사 앞에서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배상 없는 전범기업 미쓰비시는 떠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미쓰비시는 일제 식민지배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군수기업인데도 사죄는커녕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저 앞에선 한 시민단체 대표가 관저 관계자의 출입 저지를 시도하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오천도(53)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이날 오전 5시20분쯤부터 1시간 넘게 성북구 주한 일본대사관저 정문 부근에 승용차를 세워뒀다. 그는 관저 관계자의 출입을 막고 일본 정부에 항의하려는 목적이라며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시작한 일본에 질 수 없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오전 6시30분이 지나 다른 곳으로 차를 옮긴 뒤 일본 대사관저 인근 골목에서 “독립군의 피, 일본군 총칼에 죽어간 선열들의 피를 의미한다”며 고추장을 탄 물을 비닐봉지에 넣어 던지기도 했다. 당시 경찰인력이 주변에서 대기 중이었으며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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