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예술 전문가·시민들 도쿄서 '소녀상 전시중단' 비판 집회 개최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 손에 든 소녀상 |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기획전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일본 시민단체가 7일 도쿄(東京) 도내에서 집회를 열고 전시 재개를 촉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헌법학자, 예술 전문가 등 일본 시민들이 만든 단체인 '표현의 자유를 시민의 손에 전국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이날 도쿄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13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실내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는 일본이 표현이 부자유한 사회라는 사실을 다시 증명한 것"이라며 "전시 중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를 주도한 시다 요코(志田陽子) 무사시노(武藏野)미술대(헌법학) 교수는 "시민의 자발적인 표현이 지금 대단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는 만큼 간과할 수 없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다지마 야스히코(田島泰彦) 전 조치(上智)대(헌법·미디어법) 교수는 "전시 중단은 시민들의 의견 교환을 멈춰 사고를 정지시키는 것"이라며 "전시를 재개해 표현의 자유를 우리(시민) 손에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성명을 내고 "문제시할 것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혐오 범죄와 석유 테러 협박이란 범죄 행위"라며 "이런 협박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할 행정 기관이 오히려 전시를 중단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 이는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검열이다"고 비판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전시물로 지난 1일부터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보조금 삭감 검토를 시사한 이튿날인 3일 전시를 중단했다.
트리엔날레 전체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우익들이 공격을 예고하며 위협하자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돌연 전시를 중단했다.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 중단 비판시위 일본인 |
bk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