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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테러는 안 막고…" 소녀상 철거 日내부서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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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표현의 부자유전' 정치인 압박에 중단
시민들 반대 시위, 언론계는 성명 발표
"쿄애니식 방화 협박은 두고…" 비판도
역사 불인정 日, 독일서도 소녀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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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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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시장의 발언을 기폭제로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전시회가 중단되면서 일본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전시 관계자들과 법조계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고, 거리에선 시위가 벌어졌다. 표현의 자유 문제와 별개로 전시 중단 과정에서 아베 신조 일본정부와 우익의 역사 인식이 드러나기도 했다.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한 광장에선 200여명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지 말라"며 집회를 열었다. 같은 날 '일본 언론문화정보 노조회의'는 성명을 내고 당국이 사실상 검열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것은 1일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시작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중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회가 이틀 만에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전시회에는 한국인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도 전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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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나고야시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에 대한 항의집회가 열렸다.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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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일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시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면서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를 향해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 오무라 지사는 예술축제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소녀상이 전시된 데 대해 "사실 관계를 조사한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다음 날(3일) 오후 오무라 지사는 전시회를 이날까지만 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안전 문제였다. 가와무라 시장의 발언이 퍼지면서 협박 등 항의가 쏟아졌고, 3일 전시 중에는 소녀상에 봉투를 씌우거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는 평화의 소녀상뿐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판하는 작품,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비판하는 작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이 출품됐다. 조선인 강제노역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의 작품을 출품한 작가는 이번 일에 대해 "(일본의) 표현의 자유 문제는 전쟁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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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회에 출품된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판하는 내용의 일본인 작가의 작품. /사진=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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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오치대학의 타지마 야스히코 미디어법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정치인이 전시 중단을 요구하고 보조금 조사를 말하는 등 넓은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라면서 "이를 계기로 자기검열을 확대해 표현의 자유가 줄어들 수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대한국 규제에 대한 찬성 의견이 많이 보이는 인터넷에서도 전시중단에 대한 비판 의견이 많다. 특히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이 혐오를 부추긴 데다 테러 협박에 대해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전시회 측이 받은 항의 중에는 "휘발유캔을 들고 가겠다"는 협박도 있었는데, 이는 지난달 33명을 숨지게 한 '쿄애니'(교토 애니메이션) 방화사건을 연상시키게 하는 내용이다.

이번 전시회가 중단되는 과정에서는 아베 정부와 그 지지층인 우익의 역사관도 그대로 드러났다.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은 전시중단 결정이 나온 뒤에도 "그만둔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앞서 "위안부는 역사적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도 남겼다.

일본은 3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베를린 전시관 'GEDOK'(게독)에 전시된 같은 작가의 소녀상에 대해서도 철거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이러한 소식을 전한 트위터 글에 전시관 'GEDOK'은 "슬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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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하고 있는 전시관 'GEDOK'(게독)이 트위터에서 일본 측의 소녀상 철거 압력이 있다는 독일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글에 "슬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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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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