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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육상 샛별' 양예빈, 세계적 스타로 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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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49초대' 진입 여부가 관건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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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한국 육상에 혜성처럼 나타나 국내 스포츠계를 깜짝 놀라게 한 양예빈 선수(15세, 계룡중)는 '육상계의 김연아'로 불립니다. 그럼 양예빈이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처럼 세계적인 스타로 대성할 수 있을까요? 관건은 양예빈이 5-6년 안에 49초대에 진입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양예빈의 주종목은 여자 400m입니다. 400m는 육상 트랙에서 매우 힘든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힙니다. 100m와 200m는 호흡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 질주를 하는 반면 400m는 처음부터 300m 구간을 약 90%의 스피드로 뛰며 마지막에 혼신의 힘으로 스퍼트해야 합니다. 근력과 순발력, 심폐지구력에 노련한 레이스 운영까지 모두 필요한 종목입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지난 1985년 동독의 전설적인 육상스타 마리타 코흐가 세운 47초 60입니다. 이 기록은 34년 동안 깨지지 않는 것은 물론 근접조차 하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됩니다. 이 때문에 코흐는 자신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핑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종목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록은 대부분 49초대입니다. 양예빈이 올해 15살이니까 20살이 되는 2024년에는 파리올림픽, 24살이 되는 2028년에는 LA올림픽 출전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르면 2024년, 늦어도 2026년까지는 49초대에 진입해야 한국 트랙 사상 최초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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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빈은 지난 7월 29일 29년 동안 멈춰 있던 한국 여자 중학생 400m 기록을 바꿔 놨습니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 중학교 400m 결선에서 55초29로 우승했는데 2위 선수와 격차는 5초 이상이나 됐습니다. 종전 이 종목 기록은 1990년 김동숙이 작성한 55초60인데 양예빈은 29년 만에 한국 여자 중학생 기록을 0.31초 단축했습니다.

양예빈의 기록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8세 이하, 20세 이하, 성인 등 3부문으로 기록을 정리합니다. 2004년 3월 16일에 태어난 양예빈은 18세 이하 아시아 여자 400m 랭킹 7위로 올라섰습니다. 양예빈보다 좋은 기록을 가진 6명은 모두 2002년, 2003년생입니다.

양예빈의 기록이 매우 가파르게 향상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지난해 양예빈의 400m 개인 최고 기록은 57초51이었는데 1년 사이에 양예빈은 무려 2초22를 단축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양예빈은 "올해 목표로 했던 여자 중학교 400m 부별 신기록을 수립해서 기쁘다. 앞으로 차근차근 개인 기록을 경신해 나가며, 한국기록 수립(53초67)을 목표로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육상 전문가들은 "다른 세계적 선수들의 주니어 시절 기록을 고려하면 양예빈이 2021년까지 53초대, 만 19살인 2023년까지 51초대에 진입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49초대 진입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양예빈이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처럼 대성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본인의 향후 노력, 지도자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육성,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충분한 지원이 함께 어우러지면 천부적인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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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빈을 지도하는 김은혜 계룡중 코치는 "예빈이는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하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부상을 피하고, 확실한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스포츠는 지난 100년 동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수영 자유형은 안 된다고 했지만 '마린보이' 박태환이 등장했고 피겨 불모지에서 '피겨 여왕'이 탄생했습니다. 가장 힘든 종목 '400m'를 즐기는 15살 소녀 양예빈이 한국 육상 역사에 새로운 신화를 쓰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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