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호날두 노쇼’ 거센 후폭풍… 관중 2명 첫 손배소 제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축구팬 2000명 집단소송 움직임 / 검사출신 변호사, 사기죄로 고발 / 프로축구연맹, 유벤투스에 항의 / 주최사 상대로 위약금 청구 착수 / 정작 호날두는 ‘침묵’… 공분 키워

악천후 속에서 지난 26일 펼쳐진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전은 우중충한 날씨보다도 더욱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당초 45분 이상 출장하기로 계약됐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일방적으로 출장을 거부한 탓이다. 이뿐 아니다. 호날두의 소속팀인 유벤투스도 이에 대한 해명과 사과 대신 곧바로 짐을 싸 ‘줄행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 분노가 쉽게 진정될 리가 없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 등에서 호날두와 유벤투스를 향한 성토가 계속되는 가운데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도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경기는 끝났지만 후폭풍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세계일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 세번째)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경기에 출장하지 않고 관중들의 야유 속에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팀 K리그’를 파견한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 구단에 공식 항의 공문을 보내고,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는 위약금 청구 절차에 나섰다. 연맹 관계자는 30일 “29일 유벤투스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유벤투스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과 무례하고 오만한 행위에 대해 6만여 팬이 받은 배신감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호날두의 ‘노쇼’를 방치한 유벤투스는 안하무인 태도로 무리한 요구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축구팬들의 더 큰 지탄을 받았다. 킥오프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던 유벤투스가 경기 시간을 전·후반 각 40분에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여달라고까지 했던 것. 이에 따라 연맹은 세리에A 사무국과 K리그가 소속된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서한을 보내 유벤투스의 처사에 항의했다.

여기에 가장 큰 피해자였던 팬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중 2명이 29일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추가로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2000여명의 팬이 집단소송에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가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일단 유벤투스 구단은 끊임없는 비난여론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29일 더페스타 측을 통해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다만,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은 아직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여기에 가장 큰 가해자인 호날두의 태도가 팬들의 분노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 귀국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닝머신을 뛰는 동영상을 올려 출장 무산의 원인으로 내세운 근육부상이 핑계임을 인증한 그는 30일에는 스페인 일간지 주최 시상식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나 호날두의 SNS에 아직도 한국방문 흔적은 전혀 없다. 이번 아시아 투어 관련해서는 24일 남긴 “중국을 보는 것은 항상 기쁘다”가 마지막이다.

서필웅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