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족 10만명 내전 피해 국경 넘어…30여년 살며 4代 이루기도
태국 매라 난민 캠프를 떠나 미얀마로 향하는 난민들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내전을 피해 태국으로 넘어온 미얀마 난민 300여명이 수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30일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태국 내 최대 미얀마인 난민 수용시설인 '매라 난민 캠프'(Mae La refugee camp)에 거주하던 미얀마 난민들이 전날 고향인 미얀마 남동부로 떠났다.
고향행을 택한 난민 300여명의 대부분은 카렌족으로, 이 중에는 30여년의 난민 캠프 생활에서 손자 및 증손자들까지 태어나 4대(代)를 이룬 경우도 있다.
올해 82세인 쁘리씨는 "미얀마를 떠날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전투가 빈번했다. 우리는 정글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이곳저곳으로 자주 옮겨가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들 난민은 미얀마 내 소수민족과 정부군 간 내전과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국경을 넘었다.
1984년 설치돼 3만5천명가량을 수용하는 최대 규모 매라 캠프를 비롯해 미얀마 난민 10만명가량을 수용하기 위한 난민수용 시설 9곳이 현재 양국 국경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미얀마로 자발적 귀국을 택한 이들은 난민 수용소가 안전하기는 하지만 직업 선택이나 이동의 자유에 제약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송환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간 갈등이 예전처럼 격렬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지난 2016년 미얀마와 태국 정부는 UNHCR의 지원을 받아 미얀마 난민 송환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해 10월 96명이 처음으로 송환됐고, 올해 2월에는 난민 700여명이 미얀마로 돌아갔다.
딱주(州) UNHCR 코디네이터인 아츠코 후루카와는 "많은 난민이 난민 캠프에서 수 십년간 살아왔다"면서 "이렇게 오랜 기간 난민 캠프에서 살아간다면 미래 세대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당당히 실현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츠코는 "자발적 의지에 따른 송환은 문제해결의 한 방법이지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라며 "태국 내에서 공식적이고 합법적으로 일할 기회를 갖는 것도 문제 해결의 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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