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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밀착카메라] '천혜의 섬'에서…쓰레기로 병들어 가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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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때묻지 않은 자연을 자랑하는 제주도는 천혜의 섬으로 불립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쓰레기 섬으로도 불립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쓰레기도 많아졌는데 처리할 시설이 부족한 탓입니다.

밀착카메라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에메랄드 빛 제주 앞바다.

태풍이 지나가자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매년 14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쓰레기도 계속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제주도가 안고 있는 고민을 밀착카메라가 돌아봤습니다.

태풍이 휩쓴 해변에는 쓰레기가 부쩍 눈에 띕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것으로 유명한 제주도 이호테우해수욕장입니다.

그런데 제 발밑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해초와 뒤섞여 있습니다.

이런 수박 껍데기도 있고요, 김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돗자리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제 뒤쪽을 한번 보시면 고기를 구우면서 야영을 하고 있습니다.

야영은 정해진 장소에서만 해야합니다.

[관광객 : (야영 금지라고 돼 있는데) 옛날부터 다 하길래 다 따라온 거죠. 소문에 소문을 거쳐.]

[상인 : (캠핑해도 되는 길이에요?) 안 되죠. 단속도 안 하니까. 지저분하죠. 먹고서 뒷정리 안 하고 반은 그냥 버리고 가요.]

쓰레기를 모으는 캠페인도 하지만.

[상품을 드리고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상품이 오히려 일회용 쓰레기로 변하기 쉽습니다.

[박강 박건우/광주광역시 문흥동 : 또 버려져서 쓰레기가 되지 않나. 오히려 환경에 더 안 좋지 않을까.]

[캠페인 주최 측 : 처음엔 상품권을 드리려고 했어요. 플라스틱이다 보니까 그런 면은 있는데 제한된 예산으로 많이 드릴 수 있는 게 한정돼 있어 가지고.]

날이 밝으면 치우는 것이 일입니다.

해변을 따라 카페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카페거리로 유명한 제주 월정리 해변입니다.

하루에만 수천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쓰레기 발생의 주범인 일회용품 사용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요.

취재진이 직접 카페로 들어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일회용컵을 쓰는 사람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직접 주문해봤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3잔이요.) 음료는 테이크아웃 잔에다가 준비해 드릴게요. (머그잔에다가 주시면…) 머그잔이요? 머그잔 있어?]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시내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없을까.

면세점 근처 분리수거장에는 쓰레기가 가득입니다.

종이 말고는 다른 것을 버릴 수 없는 날, 비닐을 버리는 관광객을 발견했습니다.

[(지금 뭐 버리시는 거예요?) 못 알아듣겠어요.]

알려주고는 있지만 부피를 줄이기 위해 관광객들이 막무가내로 버리는 것을 막기 쉽지 않다고 면세점은 전했습니다.

쓰레기 처리에 고민은 깊어갑니다.

이곳이 제주시에서 가장 큰 쓰레기 소각장입니다.

안으로 한번 들어가보면요.

각종 생활 쓰레기들이 압축된 형태로 있습니다.

아래를 보시면 즉석밥 껍데기와 플라스틱 공도 있습니다.

문제는 소각장을 24시간 돌려도 하루에 나오는 쓰레기양을 감당할 수 없어서 제 옆에서는 나중에 태우기 위해서 비닐로 쓰레기를 감싸고 있습니다.

[소각장 관계자 : 노후화됐고 소각로도. 130톤 조금 더 태우고 있습니다. 270톤에서(하루 발생 쓰레기) 130톤 빼버리면 140톤 남아버리는 거죠.]

이 하얀 비닐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원래는 쓰레기입니다.

하나당 900~1000kg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이곳은 직원용 주차장으로 쓰이는 곳인데 이곳은 이미 점령당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요, 이 위로 통하는 길까지 다 쓰레기가 꽉 차있습니다.

쌓여있는 양이 약 7만t 정도 된다고 합니다.

매립지는 거대한 섬이 돼버렸습니다.

연말에 다른 소각장이 들어설 때까지는 계속 쌓아야 합니다.

[김정도/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 :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부분을 많이 고민을 해줘야 하는데.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 장면 중 하나…]

제주도에 쌓인 쓰레기를 다 처리하려면 적어도 3년은 더 걸린다고 합니다.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 없이는 버려지는 쓰레기는 이렇게 계속 쌓여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연지환, 유규열,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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