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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폭로전·삿대질·몸싸움…바른미래,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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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활동개입 당헌당규 위반" vs "셋업범죄"…당권파·퇴진파 정면충돌

혁신위원, 孫 막아선 채 '혁신안 상정' 요구…몸싸움 중 혁신위원 쓰러지기도

孫 "당권경쟁은 처절한 게 없다"…'유승민 조사' 준비에 계파간 끝장 대립 예상

연합뉴스

넘어진 권성주 혁신위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를 막아서던 중 넘어져 있다. 2019.7.22 kjhpress@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혁신위원회 좌초 위기와 함께 다시 찾아온 바른미래당의 극한 계파 갈등이 고성과 육탄전을 동반한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정서적으로 '분당' 상태인 손학규 대표 측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 '퇴진파'가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퇴진파가 '손학규 대표 퇴진' 안건 상정을 혁신위원들에게 지시했다는 임재훈 사무총장의 연쇄 기자회견을 놓고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최고위 30분 전에 열린 임 사무총장의 회견에 맞서 퇴진파로 분류되는 남은 혁신위원 5명이 혁신안 상정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 회의장은 이미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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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속에 최고위 주재하는 손학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 세번째)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쪽에는 혁신위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19.7.22 kjhpress@yna.co.kr (끝)



포문을 연 것은 손 대표였다.

손 대표는 "임 사무총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의 문제"라며 "유승민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유 의원을 압박했다.

이에 퇴진파 오신환 원내대표는 즉각 "연일 혁신위 재개를 요구하고 장기간 단식까지 하는 데 유야무야 시간을 끄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이런 무책임한 당 대표와 지도부가 어딨느냐"고 반발했다.

퇴진파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임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 당 운영에 이런 무리함이 발견됐음에도 해임하지 않는다면 배후가 당 대표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은 '셋업범죄'(거짓 증거·증언으로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범죄)", "삼류 드라마"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임 사무총장은 "당내 유력인사가 혁신위원장을 따로 만나는 것은 혁신위 독립성 침해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유승민 전 대표는 '손학규 사퇴'가 아니라면 어떤 대화를 했는지 밝혀달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이 최고위원이 소리 내 웃자 임 사무총장이 "조용히 해달라. 발언하고 있지 않으냐"고 발끈했고, 단식 11일 차인 권성주 혁신위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위사실 유포를 그만하라"고 소리쳤다.

오 원내대표는 오른손으로 책상을 내려치며 "혁신위원장은 나도 만났다"고 외쳤고, 혁신위 이기인 대변인은 수첩을 든 손으로 임 사무총장에게 삿대질하며 "그 말씀에 책임지라. 녹취 파일을 다 풀어드리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뒤이어 참석자들이 동시다발적인 말싸움을 벌이면서 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손 대표가 "발언권을 얻고 하라"며 제지한 이후에도 오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꼼수 공작 정치, 지저분한 정치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회의에 뒤늦게 출석한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금 쟁점은 유승민 의원이 안건 상정을 압박했는지가 아니라 누군가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약점을 잡고 안건을 상정 못 하게 하려는 시도가 없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역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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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막아선 혁신위원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가운데)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오른쪽)를 막아서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2019.7.22 kjhpress@yna.co.kr (끝)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게 무슨 당이냐" 등의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왔다.

특히 5분만에 비공개 회의가 종료된 이후 혁신위원들이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기 전에는 나가지 못한다'며 손 대표를 가로막으면서 당권파와 퇴진파 양측 간 거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단식 중인 권 혁신위원은 "저를 밟고 가시라.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한다"라며 "이게 손학규식 정치이냐.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손 대표는 "처절한 절규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좀 해달라"는 오 원내대표의 말에 "당권 경쟁은 처절한 게 없다"(원래 처절한 것이라는 뜻)고 응수했다. 자신을 향해 뻗은 권 혁신위원의 손을 가리키며 "손 내려"라는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약 10분간 밀고 당기기를 하던 손 대표 측은 결국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권 혁신위원은 바닥에 쓰러지면서 119 구급대에 의해 여의도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상황이 종료된 뒤 오 원내대표는 흐느끼면서 "손 대표가 혁신위를 방치하고 당헌·당규를 위반하며 비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하는데 어떻게 젊은 정치인에게 당과 함께 가자고 할 수 있겠느냐며 "선배 정치인으로서 힘이 돼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 측 당권파는 이날 손 대표가 밝힌 유 의원 상대 진상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태라 계파 간 '끝장 대립'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당권파 관계자는 "조사는 당무감사위원회나 윤리위원회가 맡을 것 같다"며 "손 대표가 현재 공석인 당무감사위원장이나 윤리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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