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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정의도 반한 엔씨 AI… "中 대응하려면 '3N' 뭉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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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은 ‘딱 이거’라는 느낌이 와서 시작한 게 아닙니다. 여러 분석을 통해 AI는 게임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 걸쳐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AI는 산업 전반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한운희 엔씨소프트 미디어인텔리전스랩 실장은 18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AI 연구 현황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선비즈

18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진행 중인 한운희 엔씨소프트 미디어인텔리전스랩 실장. /안별 기자



엔씨소프트는 AI가 게임 퀄리티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에는 게임 유저들이 게임 세계를 구축했다면, 향후에는 AI 캐릭터와 게임 유저들이 함께 대화하며 게임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AI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AI 개발에 나서왔다.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 산하 5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전문 연구인력만 150여 명이며 대학원 연구실 13곳과 AI 연구 협력도 맺고 있다.

◇ 손정의도 주목한 엔씨소프트

‘투자 귀재’로 알려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엔씨소프트를 주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4일 손 회장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총수를 초대한 저녁 식사 자리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참석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대표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자리에 초대된 것을 보고 손 회장이 게임업체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빅3N’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NCsoft), 넷마블(Netmarble), 넥슨(Nexon) 중 엔씨소프트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게임업계는 마케팅 능력 등을 배제하고 AI 기술·게임 개발 능력을 고려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개발 능력은 자타 공인 1위"라며 "엔씨소프트는 디테일을 고려한 장인 정신으로 게임을 개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게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과 맞아떨어지면서, 손 회장도 엔씨소프트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중국 대응하려면 ‘빅N3’ 뭉쳐야"

엔씨소프트는 게임 유저들의 이용 패턴을 모아 AI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는 대전용 콘텐츠인 ‘비무 AI’를 활용한다. 기존 단순 패턴이었던 NPC(사람이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가 마치 사람이 조종하는 것처럼 움직인다.

모바일 게임 ‘리니지M’에 연내 적용 예정인 ‘보이스커맨드(이용자가 목소리로 캐릭터를 조종)’도 AI 기반 콘텐츠다. 향후에는 게임 유저가 AI 게임 캐릭터와 대화를 하며 함께 성장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를 중심으로 게임 3사가 협업해 독보적인 AI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게임에 대응하려면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 개발은 양산형 중국 게임에 대항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김진형 인공지능연구원장은 "AI는 소통이 되냐 마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하지만 아직 AI 기술은 한계가 있다. AI 기술 개발은 개별 기업 혼자서 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기업이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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