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시칠리아 섬 미네오의 난민센터를 방문해 센터 폐쇄를 선언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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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한때 유럽 최대 규모로 평가되던 대형 난민센터를 폐쇄했다. 이탈리아가 초강경 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우면서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살비니 부총리는 9일(현지시간) 모든 수용자가 떠난 시칠리아섬 미네오 난민센터를 찾아 “4,000명에서 0명이 된 건 좋은 성과”라며 센터 폐쇄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또 “(오늘은) 국가의 합법성과 안보를 위해 아름다운 날”이라며 “우리는 육해공 모두에서 국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폐쇄된 미네오 난민센터는 지난 2014년 리비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4,100명을 수용하며 유럽 최대 규모로 평가된 곳이다. 이번 조치에 앞서 해당 센터에 남아 있던 난민들은 칼라브리아 지방의 센터로 이송됐다.
살비니 부총리는 그동안 “난민센터가 크면 클수록 범죄자들이 침투하기 쉬워진다”라며 대형 난민센터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난민들은 규모가 작고 통제가 가능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미 지난 1월 로마 북부에 위치한 난민센터를 기습 폐쇄하며 난민 500명을 추방했다. 특히 규모가 큰 미네오 난민센터를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노천시장”에 비유하며 이곳에서 마약 밀매와 매춘이 이뤄진다고 주장해 왔다.
이처럼 이탈리아가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탈리아는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하는 주요 통로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탈리아 당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 현재까지 파악된 규모는 3,000명인 데 반해 같은 기간 2018년에는 1만7,000명, 2017년에는 8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난민센터에 체류하는 난민 숫자도 지난해 총 18만2,000명에서 올해 10만7,000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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