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중 반군이 난민수용소 공격
최소 44명 사망·130명 다쳐
정부군vs동부 반군 내전 1개월 이상 지속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교외 타조라에 있는 난민 구금시설이 2일 오후 반군 LNA에 의한 공습을 받아 최소 44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이 다쳤다고 AP·로이터 통신이 유엔 파견단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비아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이 2일(현지시간) 유엔(UN)이 지지하는 '통합정부군(GNA)'이 관할하는 수도 트리폴리 교외 타조라 지역에 위치한 난민 수용소를 공습해 적어도 40명이 죽고 80명이 다쳤다. 사진은 공습으로 무너진 난민 수용소.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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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서는 리비아 정부군과 리비아 동부를 장악하고 있는 LNA 간에 수도 트리폴리를 차지하려는 내전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이날 반군의 공격을 받은 구금시설에는 약 600명의 이민자와 난민이 수용되어 있었으며 대부분이 아프리카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리비아 불법 이민 방지 부서의 한 관리는 "난민 중에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2일 내전 중인 리비아에서 반란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난민 수용소. [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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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UNHCR)도 트위터를 통해 "매우 우려된다"며 "상당수의 난민과 이주민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는 "이번 공습 동부지역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LNA의 소행"이라며, 유엔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는 성명을 발표해 "끔찍한 상황 때문에 그 보호시설에 수용될 수밖에 없었던 무고한 이들이 기습적으로 살해됐다. 이번 공격은 명백히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행 중인 전쟁의 부조리가 오늘 가장 극악무도한 형태가 됐으며 유혈이 낭자하고 부당한 대량 학살을 동반한 비극적인 결과를 낳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FP통신 등이 보낸 현장 사진을 보면 건물 잔해 사이에 이민자의 시신이 놓여 있고 곳곳에 핏자국이 선명했다.
공습 다음 날 이민자들이 길바닥에 나앉은 모습이나 폐허가 된 건물 사이에서 옷가지나 소지품을 챙기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 언론은 LNA가 난민 구금시설 인근의 민병대 주둔지에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LNA 측은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NA는 1일 트리폴리 내 목표물을 향한 대대적인 공습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 난민들이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가려고 모여드는 곳이다. 수천 명의 난민이 리비아 정부가 운영하는 구금시설에 수용돼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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