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BC 보도…미 국방부도 "남중국해 인공구조물서 中미사일 발사"
2018년 4월 12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이끄는 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 대함 탄도미사일(ASBM) 발사 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은 복수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이 지난 주말 남중국해에서 ASBM 발사 시험을 벌여 최소 한 발의 미사일이 바다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미 정부 당국자는 해당 해역의 항행금지 기간이 7월 3일까지로 잡혀 있다면서 한 차례 이상 더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ASBM은 군함이나 항공모함을 격침하기 위해 개발된 탄도미사일로 고고도에서 거의 수직으로 낙하해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수평비행을 하는 초음속 미사일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일반 방공체계로는 ASBM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 무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남중국해를 지나는 미 해군 함정의 경우 미사일 시험이 진행된 해역에서 떨어져 있었기에 별다른 위험이 초래되진 않았다면서도, 중국이 ASBM 발사 시험을 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군사상·교통상 요지다. 이 지역의 연간 해상물동량은 3조4천억 달러(약 4천조원)에 이르며 석유와 천연가스 등 부존자원도 풍부하다.
2015년 9월 3일 중국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진행된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둥펑(東風·DF-21D) 대함 탄도 미사일. [EPA=연합뉴스자료사진] |
중국은 그런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이른바 '남해9단선'(南海九段線)을 설정했고, 이는 남중국해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연안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세우고 이 해역을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맞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그런 정황을 고려하면 중국의 ASBM 발사 시험은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한 미국 등 서방국가 해군에 대한 위협이나 견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미사일 시험에 대해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와 가까운 남중국해의 인공구조물에서 중국 미사일이 발사된 것을 물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행위와 관련해 정말로 충격적인 부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백악관을 방문해 (남중국해) 전초기지를 군사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5년 스프래틀리 제도 3개 인공섬에 대함 순항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남중국해 분쟁지역 곳곳에 군사시설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ASBM 발사 시험이 이뤄졌다는 미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0시부터 이달 3일 자정까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 사이 해역에서 군사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며 항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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