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주최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서 강조
생존자 접근 중심의 해법 강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에 참석하며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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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성폭력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8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 박사(사진)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퀘게 박사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외교부가 주최한 제1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피해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해주는 이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여성들은 종종 낙인이 두려워 자신이 당한 범죄를 숨겨야 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도 이런 경우였다"며 "오늘날 이분들이 사회에서 존중받고 지지받는것은 전 세계 모든 나라와 공동체를 위한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무퀘게 박사는 '생존자 중심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퀘게 박사는 "생존자 중심 접근은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깰 수 있는 힘을 준다"며 "우리는 생존자들이 원할 때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증언 과정에서 이들을 돕고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4월 채택한 결의 2467호에 담긴 내용이며 우리정부의 입장이기도 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개회사에서 "피해자 중심 접근의 중요성은 지난해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도 강조한 바 있다"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이전의 노력에 피해자 중심 접근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무퀘게 박사는 "권력자들이 전쟁범죄, 특히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성폭력을 주도하거나 묵인한 지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국내적으로든, 국제적으로든 형사고발을 거쳐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퀘게 박사는 "전 세계 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여성운동가 나디아 무라드와 함께 추진 중인 성폭력 생존자를 위한 국제기금 설립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국제 회의는 정부가 지난해 6월 출범한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구상(이하 평화구상)의 하나로 마련한 행사다. 이날 개회식에는 무퀘게 박사외에, 패튼 분쟁하 성폭력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 레트노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디옵 아프리카연합(AU) 여성ㆍ평화ㆍ안보 특사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회의는 국제사회의 분쟁하 성폭력 대응 및 예방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3일 폐회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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