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행금지구역 2만2200㎢ 지정
대만 언론 "美·日 겨냥한 것"
1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싼사(三沙)해사국은 지난달 29일 0시를 기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와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사이 2만2200㎢(동서 202㎞, 남북 110㎞) 해역을 항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항행금지 기간은 7월 3일 자정까지 5일간으로, 이 기간 군사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해사국 측은 밝혔다. 홍콩 면적의 20배가 넘는 해역에서 어떤 훈련이 벌어질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싼사해사국의 전격적인 발표가 나온 것은 일본 오사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었다. 이례적인 건 이번 항행금지 구역이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위해 남태평양에 항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던 1980년 이후 중국이 설정한 항행금지 구역 중 본토에서 가장 먼 해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해왔지만 항행금지 구역은 광둥이나 하이난 앞바다 등 근해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번 군사훈련을 두고 대만 연합보 등은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중국해에선 지난달 13일 미·일 해군이 합동 훈련을 했고, 26일엔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가 이 해역에선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미·일은 일방적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 기지화를 가속화해온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홍콩 명보는 "미·중 무역 전쟁 휴전 직후 벌어지는 이번 군사훈련이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거친 힘겨루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가 사라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일본 오사카 미·중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의 미국 부품 구매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이건 사면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화웨이가 (심각한 수출 통제가 적용되는) 거래 제한 리스트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업체들의 화웨이 공급 확대는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제품에만 적용되며 가장 민감한 장비들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핵심 사업인 5세대(5G) 통신 장비에 대해선 미국산 부품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커들로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관해 국가 안보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 '기대를 품지 말라'고 못 박은 것이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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