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최지경 판사는 28일 “피해자의 언행과 유일한 상속인인 친아들의 진술에 비춰 볼 때 (지원금 사용에 대한)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다”며 김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최 판사는 김 씨가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각종 지원금을 이 할머니 명의의 은행계좌에 넣어 관리하면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송금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친아들 A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2016년 5월까지는 이 할머니가 모든 지원금의 처분 권한을 김 씨에게 명시적으로 위임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 할머니가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진 시점부터는 A 씨와 김 씨가 의형제를 맺었고 김 씨가 이 할머니를 간병하고 장례까지 치른 점에 비춰 지원금 처분에 대한 승낙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봤다.
A 씨는 지난달 공판에 나와 “김 씨와는 가족 같은 관계다. 어머니가 ‘모든 돈은 김 씨에게 맡긴다’고 했다”며 “김 씨가 보관 중인 나머지 지원금을 달라고 할 생각이 없다”고 증언했다.
2011년 중국에 살던 이 할머니를 국내로 데려와 후견인 역할을 자처했던 김 씨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11월 지원금 약 2억86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한 뒤 징역 1년 6개월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중국에 거주하는 친아들의 진술만을 근거로 이 할머니가 자신의 지원금 사용을 승낙했다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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