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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F] [사이언스 샷] 폐수 속 방사능 물질 '세슘'… 초소형 로봇이 헤엄치며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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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 속을 헤엄치면서 방사능을 띤 세슘을 제거하는 초소형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상용화되면 원자력 시설에서 사고로 세슘이 유출되더라도 피폭 걱정 없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 박찬우 박사팀은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세슘을 감지하고 제거하는 초소형 수중 로봇을 개발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지난달 27일에는 로봇에 대해 특허도 등록했다.

조선비즈

기포를 발생하며 이동하는 미세 수중 로봇. /한국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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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슘은 물에 잘 녹아 사고가 나면 외부로 유출되기 쉽다.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30여 년으로 길어 유출될 경우 생태계에 오랫동안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람의 몸에 흡수되면 근육 등에 축적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인 7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다. 구형의 기본 몸체에 세슘을 흡착하는 물질인 페로시안화구리를 입혔다. 한쪽 면에는 백금 촉매와 니켈을 코팅해 운동 능력을 갖췄다. 폐수에 로봇과 과산화수소를 함께 넣으면, 백금 촉매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산소 방울이 생긴다. 로봇은 이를 추진력으로 삼아 이동한다. 또 자석으로 책받침 위의 쇳가루를 움직이듯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해 금속인 니켈과 반응시켜 로봇을 빠르게 이동시킬 수도 있다.

연구진은 "폐수에 비슷한 특성을 가진 나트륨이 있어도 세슘을 98% 이상 제거했다"며 "폐수 정화 시간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로봇은 움직이지 못하는 기존 흡착제보다 세슘 제거 속도가 60배 빨랐다. 또 원격 제어가 가능해 작업자의 방사능 피폭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세슘 포획 후 초소형 로봇만 회수해 방사성 폐기물로 분리·처분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사용한 흡착제와 설비를 모두 2차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 기존 처리법을 간소화한 것이다.

박찬우 박사는 "초소형 로봇은 방사성 폐수 처리뿐 아니라 산업 폐수 정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원격 제어 기술을 더욱 정교화하는 등 보완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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