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가족 강 건너다 참사
“트럼프 반이민정책 다시 논란”
멕시코 접경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으로 밀입국 하려다 급류에 휘말린 뒤 24일(현지시간) 숨진 채 발견된 오스카르 라미레스와 23개월 된 딸 발레리아. 아빠는 딸을 물 속에서 놓칠까 자신의 티셔츠 안에 품었고, 딸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빠의 목을 끌어 안고 있다. 2015년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 온 난민 아기 쿠르디를 떠올리는 또 하나의 비극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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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호르나다에 따르면 이들은 엘살바도르 출신의 오스카르 라미레스(25)와 23개월 된 딸 발레리아다. 지난 4월 3일(이하 현지시간) 엘살바도르를 떠난 라미레스와 아내(21), 발레리아는 멕시코 남부 국경 타파출라의 이민자 보호소에서 2개월 머문 뒤 23일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도착했다.
라미레스 부부와 발레리아가 함께 한 사진.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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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AP 등은 이 사진이 2015년 9월 2일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가려다 익사한 채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 온 세 살 남자아이 아일란 쿠르디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검은 머리에 밝은 빨간색 티셔츠와 군청색 반바지를 입은 쿠르디는 얼굴을 모래에 묻은 채 발견됐다. 당시 사진은 SNS를 통해 확산됐고, 이를 계기로 유럽 일부 국가에선 난민 수용을 확대하던 정책으로 전환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우리는 슬퍼하고 있다. 제발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며, 라미레스 부녀를 본국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라미레스 부녀 사건은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미 국가에서 빈곤·폭력 등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이들의 행렬이 지속되면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비극의 하나다.
지난 23일에도 리오그란데 강 인근에서 20대 여성과 아이 셋이 숨진 채 발견됐다. CNN 등은 난민들의 위험을 무릅 쓴 월경시도로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이 다시 논란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다.
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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