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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쿠팡 생수·티몬 홍삼…PB 키우는 e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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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쿠팡 PB 제품인 곰곰 쿠팡쌀·탐사수, 티몬 홍삼정 스틱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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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티몬 등 e커머스 회사들이 유통사 자체 브랜드(PB) 상품에 힘을 쏟고 있다.

생수나 화장지 등 반복 구매하는 생활용품을 넘어 식품, 반려동물 제품, 리빙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제품 가짓수도 늘리고 있다. PB 제품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쿠팡에서 단일 제품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바로 쿠팡 PB 생수인 '탐사수'다. 쿠팡의 장점인 로켓배송으로 다음날 받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5일 기준 2ℓ 제품이 100㎖당 29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판매돼 오프라인에서 팔리는 브랜드 생수의 절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티몬도 PB 브랜드인 '236:) 미네랄 워터'가 2017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3000만병이나 팔렸을 정도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 중 하나다. 100㎖당 가격이 26원으로 탐사수보다도 싸다. 마트나 슈퍼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e커머스 전용으로 판매되는 PB 제품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e커머스 회사가 PB 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쿠팡은 그해 7월 '탐사' 브랜드로 생수, 롤 화장지, 미용티슈, 종이컵 등 주로 생활용품에 국한해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는 이 PB 숫자를 크게 늘렸다. 식품 브랜드 '곰곰', 생활용품·문구·리빙·스포츠 브랜드 '코멧', 식음료 브랜드 '마케마케', 뷰티용품·건강기능식품 '비타할로' 등 13개 브랜드 654종에 달한다. 이 중에는 쌀, 복사용지, 건전지, 김치볶음밥, 삼겹살, 세제, 우유까지 있다. 쿠팡은 똑같은 티슈나 사료여도 서로 다른 브랜드에서 내놓는 사례도 있다.

티몬은 2017년부터 '236:)'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PB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네랄워터 외에도 아기물티슈가 누적 150만팩, 미세먼지 마스크가 90만매, 홍삼정 스틱이 1만개나 팔렸다. 최근에는 맥반석 구운 계란, 펫 밀크, 속옷, 자동차 워셔액 등까지 제품 총 7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PB는 유통회사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생산한 제품에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제품이다. 해당 유통 채널에서만 판다는 점에서 제조회사 브랜드(NB)와 구분된다.

과거에는 마트나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e커머스 업체들의 PB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e커머스 회사가 PB 제품을 키우는 첫 번째 이유는 이런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생수 물티슈 등은 생필품으로 반복 구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다른 제품도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이유는 NB 대신 PB를 구매하도록 해 제조사에 가는 마진을 줄이고 유통마진을 키우기 위해서다. 쿠팡에서는 25일 기준 물티슈 중 가장 판매량이 높은 베베숲 물티슈가 10매당 244원인 데 반해 PB 제품인 코멧 물티슈는 10매당 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우유 화장지 쌀 등도 PB 제품 가격이 훨씬 싸다. 적자폭이 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쿠팡 티몬과 같은 e커머스 회사들은 PB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PB 제품을 늘린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e커머스 회사들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회사들과 같은 길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피코크' 같은 PB 브랜드가 성공을 거둬 독립적인 매장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PB를 판매하지 않는 e커머스 회사도 많다. 11번가와 위메프는 PB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 e커머스 회사가 제조사 제품 판매를 중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가 상충된다는 판단이다. 11번가는 중소기업과 손잡고 전용 제품을 파는 '11번가엔(&)'이라는 공동 브랜드만 운영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패션 PB인 '어라운드뮤즈'만 운영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생활용품을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고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어서 PB 제품을 판매할 유인이 크다"면서 "하지만 직매입 구조가 아닌 다른 e커머스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PB 효율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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