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유상 증자에 춤추는 주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갈지(之)자'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유상증자가 개별 종목의 급등락을 결정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제3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상증자는 일반 공모보다 주가 희석 우려를 줄이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주가에 호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개별 상장사가 공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무산되거나 납입이 지연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UCI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UCI는 한국거래소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해 20일 하루 동안 거래 정지에 들어가기도 했다. UCI는 콘덴서(커패시터) 제조사업과 입시학원 등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 13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1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시한 후 주가가 급상승세를 탔다.

바른테크놀로지 역시 143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공시 당일인 지난 20일 주가가 16.73% 급등했고, 21일에는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했다. 24일과 25일에도 주가가 각각 4.88%, 13.95%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장사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겠다고 밝힌 뒤 돌연 계획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상증자로 수백억 원대 자금 유치 소식을 알렸다가 주가가 오르고 나면 대금 납부일을 늦추다 결국 증자 계획이 취소됐다는 식이다. 올해 들어서만 매직마이크로(300억원) 유테크(300억원) 파버나인(150억원) 데일리블록체인(120억원) 등 100억원 이상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무산됐다는 공시가 줄을 잇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광진윈텍이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 계획이 지연됐다고 공시하자 14일 하루 새 주가가 25.5%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단기 주가 상승을 위해 자금 조달 공시를 악용하는 사례도 꽤 있다"며 "자금 출처와 용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