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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 완전 철거…“역사 진실 밝혀질 것” vs “정치 목적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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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천막 철거

세계일보

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자 당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지난달 들어선 대한애국당 농성 천막 2동과 그늘막이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으로 설치 46일 만인 25일 완전히 철거됐다. 대한애국당은 지난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바꿨다.

이날 오전 5시16분쯤 행정대집행문 낭독을 시작으로 철거에 들어간 서울시는 직원과 경호 인력 등 총 900명을 동원했으며, 천막 지키던 대한애국당 당원과 지지자 400여명(대한애국당 추산)이 격렬히 저항하면서 철거인력과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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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천막 파편과 물로 흥건한 광화문광장…대한애국당 “역사 진실은 밝혀진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집행 3시간이 지난 오전 8시30분쯤 광화문광장은 천막 파편으로 추정되는 물건과 청소로 흥건히 고인 물로 가득했으며,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중계하는 대한애국당 지지자들도 방송사 카메라 사이로 보였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서울시 직원들 사이를 돌며 “너희들은 양심도 없느냐”며 “빨갱이”라고 외쳤고, 60대로 추정되는 남성도 “무정부 사태가 닥쳤다”며 “이날 서울시의 모습은 진정한 국민의 인심이 아니다”라고 울부짖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엮은 깃발을 든 대한애국당 당원도 5~6명 있었다.

경찰과 대치한 대한애국당은 “역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문재인 대통령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게 나라냐!”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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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하여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철거 작업에 돌입하자 당원들이 모기약을 뿌리며 저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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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하여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철거 작업을 준비하자 당원들이 팔짱을 낀 채 천막 주변을 막아서고 있다.


유튜브로 현장을 중계하던 한 남성은 “(대한애국당) 동지들이여 지금이라도 나오십시오”라며 시청자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일부 지지자는 기자들과도 충돌했다. 자신을 70대라고 밝힌 여성은 “우리는 살 만큼 살았지만 대한민국이 공산화가 되면 너희들(취재진)은 어떻게 살 거냐!”며 “윗 사람들이 (일을) 시켜서 그러는 거 다 안다”고 외쳤다.

대한애국당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당한 정당 활동을 두고 좌파 정권이 ‘조례’를 운운하며 이렇게 한다. 훗날 역사에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당원은 “대한애국당 쪽 사람이 다쳤는데도 언론은 경찰이 부상당했다고만 보도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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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철거하자 당원들이 저항하고 있다.


◆격렬한 대치 속 부상자도…서울시, 광장은 ‘정치 목적’ 불허

서울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충돌로 인해 4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대부분은 60∼70대로 철거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과 몸싸움을 벌여 다쳤거나 탈진한 대한애국당 측 인원으로 알려졌다. 용역업체 직원 2명과 대한애국당 측 2명도 소화기를 던지거나 싸우는 과정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서울시는 용역업체 인건비를 포함한 강제철거에 따른 비용 2억원을 대한애국당에 청구할 방침이다.

대한애국당은 오전 9시50분을 기준으로 ‘폭력 행정대집행’, ‘용역 깡패’라고 외치며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서울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여전히 벌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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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자 조원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등에 따르면 광장은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정치적 목적의 농성은 조례가 규정한 광장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이는 대한애국당이 세월호 천막과의 불공평을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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