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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숙취 심하고 '올드'한 막걸리? 제가 만든 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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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편집자주] 히트상품 하나가 죽어가는 회사도 살립니다. 때문에 모든 식품회사들은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을 히트상품, 즉, '잇(eat)템'을 꿈꿉니다. 하지만 히트상품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잇(eat)사이드'를 통해 잇템 만들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열정과 눈물을 전합니다.

[잇(eat)사이드]박종욱 서울장수주식회사 연구소 차장…"젊은 층도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막걸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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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망원동 장수막걸리 체험관에서 박종욱 서울장수주식회사 연구소 차장이 인생막걸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장수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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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를 깨기 위해 '인생막걸리'를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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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망원동 장수막걸리 체험관에서 만난 박종욱 서울장수주식회사 연구소 차장은 "막걸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하는 게 '인생막걸리'의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막걸리는 '보통 노년 세대들이 소비하는 술', '마시고 나면 숙취가 심하다' 등의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인생막걸리'는 기존 막걸리들과 차별화에 집중한 제품이다. 시중 막걸리보다 1도를 낮춰 5도로 도수를 맞췄고, 침전물 역시 최대한 줄였다. 맑게 막걸리를 추출해 평소 막걸리를 마시지 않는 젊은 층도 쉽게 다가올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게 출시된 '인생막걸리'는 '저도 막걸리'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10월에 출시돼 4개월만에 누적 판매 100만병을 돌파했다. 올해 4월 주요 편의점에 입점하자마자 2~30대에게 열띤 호응을 받으며 2주간 약 9만병이 팔렸다.

박 차장의 '막걸리 고정관념 타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장수주식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2017년 다니던 막걸리 회사에서 '막걸리카노' 개발에 참여했다. 막걸리카노는 제품 이름 그대로 '막걸리'와 '아메리카노'를 섞어 만든 제품으로 화제가 됐다. 평소 그는 막걸리 말고도 청주 등 한국 전통주를 즐겨마신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그의 주량은 자연스레 2배 이상 늘게 됐다. 그는 "평소 구할 수 있는 막걸리는 다 마시다보니 막걸리 4병은 거뜬해졌다"고 말했다.

인생막걸리의 도수가 낮아졌다고 해서 퀄리티까지 낮아진 것은 아니었다.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서울지역 2~30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전국 표준'에 부합하는 대중적인 막걸리를 만들었다. 쌀 뿐만 아니라 밀도 배합해 젊은 층은 쌀 막걸리의 '달콤함'을, 40~60대는 밀 막걸리의 '구수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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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막걸리의 표면. 골프공처럼 울퉁불퉁한 디자인이 특징이다./사진제공=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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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막걸리의 병도 매끈한 표면에 녹색 디자인이 아니라, 표면은 울퉁불퉁하면서 투명해 내용물이 다 보이는 디자인을 골랐다. 울퉁불퉁한 표면이 빛을 산란시켜 막걸리의 부패를 막아주고, 냉장보관했을 때 표면에 맺히는 물방울이 흘러내리지 않고 송골송골 맺혀 보는 이가 '시원함'을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부패'로부터 안전해지니 투명한 병을 내세워 '친환경' 콘셉트도 가능해졌다.

박 차장이 제품 개발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막걸리 속에 있는 '미생물' 수를 조절하는 일이었다. 그는 "술을 만들어주는 미생물의 '발효'와 '부패'는 한 끗 차이"라며 "막걸리는 고객의 입 속으로 들어가기 까지도 발효 중이기 때문에 어떤 배송과정을 거쳐도 동일한 수준의 맛을 나게 해야 했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트렌드가 워낙에 빨리 바뀌고 '맥주'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 그는 "현재 실시간으로 인생막걸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집에서 편하게 맥주 한 캔하듯, 편하게 막걸리 한 잔 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가 알려준 '인생막걸리' 맛있게 마시는 방법!

막걸리는 차게 드시는 게 좋습니다. '김치냉장고'에 보관하시면 유통기한 동안 적절한 수준으로 막걸리가 발효돼 더욱 훌륭한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잘 익은 배추김치 한 점까지 드시면 완벽합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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