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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한국에 투자하라"…외국인 큰손 사로잡는 금융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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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제공|각 사



[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한류(韓流)’ 바람이 금융권에서도 거세게 일고 있다.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해외로 직접 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하나 70.86% ▲신한 67.38% ▲KB금융 67.69% ▲우리 30.36% 순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4월 이후 은행주를 지속적으로 순매수하다 5월 초중순 매도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다시 매수에 가세했다. 이달 17~21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은행주를 약 132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종가 기준으로 1주일간 금융지주별 외국인 매수액은 ▲하나금융 1060억원 ▲우리금융 230억원 ▲KB금융 180억원 등이다. 특히 KB금융은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2.4%포인트 상승, 은행종목 특징주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KB금융은 24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1’ 등급, 등급전망 ‘안정적(Stable)’을 획득했다. A1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국제신용등급이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 기반을 다변화하고 조달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4억5000만달러(약 5205억원) 규모의 해외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향후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수요가 풍부한 국제 금융시장으로 조달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번 등급 획득은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면서 “KB금융의 대외 신인도와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상장한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손태승 회장이 IR에 직접 나선 효과에 힘입어 두드러지게 늘었다. 상장 직후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27.51%를 기록했으나 이달 3일 손 회장이 홍콩에서 열린 IR에 직접 참여해 투자자들을 만난 이후 3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에 앞서 손 회장은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에서 국부펀드,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등의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해외 IR을 진행했고 이때도 기관과 외국인 매매량이 크게 늘면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상반기 중 아시아 곳곳을 돌며 주요 투자자들을 만났던 손 회장은 하반기부터는 북미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최근 SK텔레콤이 하나금융 지분 2.0%를 3.5% 할인된 가격으로 외국인들에게 블록딜 처분하면서 하나금융 주가가 다소 하락하기도 했지만 주가를 띄우기 위한 노력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24일부터 1년간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다. 규모는 3000억원 상당이며, KB증권을 통해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시가총액(11조2591억원)의 2.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25일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UBS 증권 주관 ‘코리아 컨퍼런스 2019(Korea Confernece 2019)’에 참가해 IR을 진행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8월 SK텔레콤의 KB금융 지분 블록딜 처분 당시 외국계 헤지펀드가 물량을 상당부분 받아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하나금융의 경우에도 헤지펀드들이 상당수 인수했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5월 미국과 캐나다, 일본 도쿄 등에서 IR을 진행했으며, 발행 수요가 풍부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본증권 등 외화 조달에 대한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를 받았다. 4월 초 67.03%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21일 기준 67.38%로 0.35%포인트 올랐다.

특히 조 회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전면에 내세워 영국과 북유럽 등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ESG 투자는 북유럽의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세계 최대 규모다. 신한금융의 ESG 채권은 지속가능채권으로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녹색채권(Green Bond)과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소 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사회적채권(Social Bond)이 결합된 형태다.

이 외에도 캐나다 인공지능(AI) 전문기업인 ‘엘리먼트(Element AI)’와 손잡고 금융 업무자동화 등의 분야에 AI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양사는 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 네트워크 확장과 투자와 사업기회 공동 발굴 등을 함께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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