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팀, 김호철 전 감독 '사퇴 파동' 딛고 올림픽 티켓 도전
여자팀, 양효진·이재영·이소영·김해란 합류로 '원팀' 재구성
남자배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임도헌 감독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배구 남녀 국가대표팀이 2020년 도쿄올림픽 대륙 간 예선에 나설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과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대표팀은 30일 나란히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담금질을 시작한다.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기 위한 준비 체제에 돌입하는 것이다.
남녀대표팀은 8월 예정된 올림픽 대륙 간 예선에서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면 최상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내년 1월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다시 도전해야 한다.
남자팀은 8월 9일부터 11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미국(2위),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조 1위에 주는 올림픽 출전권을 다툰다.
여자팀은 8월 2일부터 4일까지 러시아 칼리니그라드에서 열리는 대륙 간 예선에서 러시아(5위), 캐나다(18위), 멕시코(21위)와 한장의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고 싸운다.
이를 위해 남녀대표팀 모두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임도헌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남자팀은 라이트 문성민(현대캐피탈), 박철우(삼성화재)를 비롯해 레프트 정지석, 세터 한선수(이상 대한항공), 허수봉(상무), 센터 신영석(현대캐피탈), 지태환(삼성화재) 등 베테랑과 젊은 피를 조화롭게 구성했다.
아시안게임 은메달 목에 건 남자배구 선수들 |
임 감독은 "이번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활약과 기록을 기준으로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들을 뽑았다"면서 "특히 경험이 많은 문성민과 박철우, 한선수, 신영석 등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자팀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은메달 사냥을 지휘했던 김호철 전 감독이 프로팀 이적을 시도했다가 문제가 되면서 자진해서 사퇴한 뒤 임도헌 감독이 공개모집을 거쳐 사령탑에 오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때 1승 14패로 16개 참가국 중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하부리그인 챌린지컵으로 강등됐고, 챌린지컵에 출전하지 않아 사실상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다.
8월로 예정된 대륙 간 예선에선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내년 1월 아시아 예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때문에 임 감독은 대표팀을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신영석, 최민호 등 센터들이 빠른 이동공격 등 많은 움직임을 통해 좌우 공격수들이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하도록 하겠다"면서 "아울러 강한 서브로 상대 조직력을 허물고, 빠른 토스로 스피드 있는 경기로 높이 우위를 점한 팀들을 넘을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남자팀과 달리 여자팀은 올해 VNL에 참가해 5주 일정으로 '라바리니식 공격 배구'를 훈련해 왔기 때문에 새롭게 합류하는 멤버들과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게 최대 과제다.
여자팀은 기존 좌우 쌍포인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 김희진(IBK기업은행)에 부상에서 회복한 센터 양효진(현대건설)과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이 새롭게 가세한다.
VNL 폴란드전 승리에 기뻐하는 김연경(왼쪽 2번째) 등 한국 선수들 |
또 복근 부상으로 VNL 1, 2주 차만 소화한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도 대표팀에 복귀한다.
이재영과 김해란, 이소영은 4월 28일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부상 재활을 이유로 VNL에 참가하지 못했고, 왼쪽 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고 재활했던 양효진은 라바리니 감독과 처음 만난다.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하는 양효진 |
이들 새로운 멤버는 강한 서브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공격에 참여하는 라바리니 감독 스타일의 '토털 배구'에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라바리니 감독도 20일 VNL 5주간 일정을 마친 뒤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강한 동기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또 VNL 기간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배구를 받아들이기 위해)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도헌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남자팀과 새로운 멤버들의 가세로 재편하는 여자팀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배구 중흥'의 기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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