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버닝썬’ 횡령책임액 10억대로 늘어…린사모와도 공모”

김경록 기자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34)가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수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이들이 횡령 과정에서 대만인 투자자 린사모 측과도 공모한 것으로 파악했다.

1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버닝썬 수익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린사모 측과 공모관계였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5억3000여만원을 함께 빼돌린 혐의를 받았지만 린사모 측과 공모해 횡령한 정황도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횡령 책임액은 10억원 선으로 늘어나게 됐다.

경찰은 이들이 손잡고 빼돌린 총액이 전체 버닝썬 횡령액수 18억여원 중 10억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봤다. 나머지 액수는 버닝썬의 지분 42%를 소유한 최대 주주 전원산업과 이성현·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 등이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버닝썬의 지분 20%를 소유한 린사모는 수익금 횡령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가 입증되지 않아 입건되지 않았고 그의 가이드 안모씨만 횡령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경찰은 린사모의 대만 내 주소지로 우편을 보내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버닝썬 횡령’ 일당은 클럽 영업실적이 마이너스인 시기에도 수익금을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회계처리와 배당절차가 없었고, 이 때문에 실제로 버닝썬의 재무구조가 악화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경찰은 지난달 8일 승리와 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여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횡령부분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승리는 횡령 외에도 성매매·성매매 알선·식품위생법 혐의도 함께 받았다.

다만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린사모 측의 횡령에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 횡령 책임액이 10여억원으로 늘기는 했지만, 이들이 직접 챙겨간 액수는 합계 5억3000여만원 선에서 변하지 않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경찰은 지금까지 ‘버닝썬 횡령’과 관련해 승리·유인석, 전원산업 회장 이모씨와 대표 최모씨, 이성현·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 린사모 가이드 안씨를 입건했으며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 짓고 승리와 유 전 대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다시 넘길 방침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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