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이귀녀 할머니 정부 지원금 2억8000만원 횡령 혐의
검사 "반성하지 않고 있어"
김씨 측 "할머니 승낙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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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보조금 수억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년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명선아 재판장 심리로 열린 김모(74)씨의 횡령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중국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국내로 송환하던 김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332차례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이귀녀 할머니의 보조금 2억 8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많은 액수를 횡령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재판부에 실형 선고를 요청했다.
변호인 측은 “어느 정도는 개인적으로 사용한 게 맞지만, 할머니의 승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할머니를 모시기 위해 했던 노력, 경제적 상황, 이후 돌봐온 과정을 생각하면 할머니가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피고인에게 쓰라고 했던 게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할머니 아들도 할머니가 피고인에 지원금을 쓰도록 허락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고인은 중국에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을 한국에 모셔다 드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 피고인이 돈을 노리고 이런 짓을 했다면 이 자체 시작을 안 했을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위안부 할머니 송환 사업에) 거의 인생을 바쳤다”며 “재산도 (얼마 남지 않고), 심지어 할머니를 일으키다 힘줄이 터져 오른팔까지도 쓰지 못하고 있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1년 중국에 있던 이 할머니를 국내로 데려온 뒤 후견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11년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고 지난해 12월 14일 별세했다.
김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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