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최지경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김 모씨(76)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을 하지 않고 있으며,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가액이 큰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이귀녀 할머니를 2011년 중국에서 국내로 모셔온 뒤 6년간 할머니에게 지원된 약 2억8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김씨는 2016년 이 할머니에게 화해치유재단 지원금 1억원이 지급될 당시 할머니의 동의를 얻지 않고 지원금 수령을 결정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씨 측은 이 할머니가 김씨가 본인의 몫으로 나온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낙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 측은 "어느 정도로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은 맞지만 이귀녀 할머니의 승낙이 있었고, 적어도 추정적 승낙은 있었다"며 "이 할머니의 아들도 할머니가 지원금을 써도 된다고 허락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할머니의 생각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피고인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거의 인생을 바쳤다고 할 만큼 재산도 (바치고) 심지어 제 몸도 바쳐 오른팔의 힘줄이 터져서 일을 못하고 있다"며 "이것까지도 모두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당했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 기일은 오는 28일이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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