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현충일 추념식]문 대통령 “임시정부 광복군 좌우합작 창설” 발언에 한국당 “김원봉 서훈 분위기 조성용” 주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독립운동가 재평가 갈등 조짐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월북한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1898~1958·사진)을 거명하며 “임시정부가 좌우합작을 이뤄 광복군을 창설했다”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김원봉 서훈 분위기 조성용”이라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이 불러낸 ‘김원봉’은 독립운동가 재평가 작업에서 진보·보수진영이 맞붙는 ‘최전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임시정부는 1941년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광복군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김원봉에 대한 서훈 및 재평가 작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김원봉이 등장하는 영화 <암살> 흥행 이후 페이스북에 “일제시대 독립운동은 독립운동대로 평가하고, 해방 후의 사회주의 활동은 별도로 평가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드리고, 술 한잔 바치고 싶다”고 썼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3월 김원봉 서훈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보수진영은 강력 반발했다. 월북 후 북한에서 고위직으로 활동한 공산주의자 김원봉에게 서훈을 주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것이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정부에서 김원봉에 서훈을 안기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보훈처를 넘어 방송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 국가보훈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김원봉에게 독립유공자 서훈, 즉 대한민국 건국 훈장을 주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6·25 동족상잔 비극의 원흉인 북한 정권의 수립과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우고자 한 김원봉에 지금 건국 훈장을 수여하려는 국가는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없다.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썼다. 지 의원은 보훈처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소속이다.

보수진영은 MBC가 김원봉의 삶을 다룬 드라마 <이몽>을 방영하는 것도 서훈 여론 띄우기라고 본다.

그런 만큼 김원봉의 삶에 대한 평가와 서훈 여부를 두고 진보·보수진영은 앞으로도 거세게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봉이 총선을 앞둔 여야 이념논쟁의 핵심 고리가 될 수도 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