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 국방대행의 “타국 주권 침해” 발언에 강경 대응
아시아안보회의서 충돌…미, ‘인도·태평양 구상’ 구체화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양국 갈등이 군사 방면으로 번지고 있다. 미·중 국방 수장이 남중국해·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충돌했다.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사진)은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진행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남중국해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데 일부 외부 지역에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도대체 누가 남중국해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가”라고 미국을 겨냥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누구라도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분리하려 한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군 함정이 대만해협을 관통하고, 영토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 데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전날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양복 차림으로 연설한 것과 달리 웨이 부장은 군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거수경례까지 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이 무역전쟁에 대만 문제를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웨이 부장은 지난달 31일 미·중 국방장관회담에서 “미국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언행이 이어지는 데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결심 의지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중국 국방부가 전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지난 1일 본회의 연설에서 중국을 ‘주권 침해 국가’로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타국의 주권을 침해해 중국의 의도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느 한 국가가 인도·태평양 지역을 지배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면서 “미국은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 승리 능력을 갖추는 것이 최선의 억지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분쟁 지역의 군사거점화와 경제적 착취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직격했다.
미국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아시아 전략 기조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구체화한 보고서를 냈다. 미국은 “동맹국·동반국과 함께 이 지역에서 규칙에 기반한 질서가 확보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충분한 자원 확보와 전력 강화, 정보 공유 등 상호운용성 강화를 포함한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규칙 기반 질서’를 해치는 대표적인 나라로 중국을 꼽는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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