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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다뉴브강 바닥에 누운 유람선…"세월호 때보다 급류" 수색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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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물살, 깊은 수심, 시계 제로 걸림돌

현지 언론 "유람선 내 시신 있을 가능성"

한국 구조대도 1일부터 수상 수색 개시

헝가리 경찰 "추돌 선장 과실 법원서 확인"

중앙일보

유람선 초음파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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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람선이 침몰한 다뉴브강 사고 지점은 머그리트 다리의 교각 근처다. 주헝가리 주재 한국대사관 송순근 국방무관은 31일(현지시간) “세월호 침몰 현장인 맹골수도보다 이 교각 옆 물살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빠른 물살과 지난주 내린 비로 높아진 수심, 강물이 혼탁해진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수중 수색 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매체들은 침몰까지 걸린 시간이 7초에 불과했기 때문에 선실에 있던 이들은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침몰한 유람선에 시신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다.

침몰한 유람선을 뒤에서 들이받은 크루즈의 선장은 현재 헝가리 경찰이 구금해 조사 중인데, 어떤 규칙도 어긴 적이 없으며 사고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고 변호사를 통해 주장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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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 머르기트섬에 위치한 한국-헝가리 합동 대책본부를 찾아 신속대응팀 대원들을 격려한 뒤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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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의 수심은 1일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2일부터 수심이 낮아지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매체 ORIGO는 물살이 빠른 데다 물속으로 들어가 라이트를 사용해도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때문에 유람선 인양을 위해 잠수부가 들어가더라도 제대로 작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선체 일부에 걸리기라도 할 경우 생명이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실제 헝가리 구조ㆍ수색팀 잠수부가 몸에 로프를 연결한 채 선체에 접근하려다 크게 다칠 뻔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유람선의 초음파 이미지를 보면 뱃머리가 남쪽을 향한 채 비스듬히 들린 자세로 강바닥에 놓여 있다. 선박이 두 동강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정도 이미지보다 구멍이 난 곳이 있는지 등 훨씬 자세한 정보를 파악해야 인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강물의 혼탁함이 줄어드는 시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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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줄을 매단 잠수부가 수색 시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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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부가 선체에 먼저 들어가 시신이 있는 지 여부를 볼 수 있지만 내부에 갇힐 수 있어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또 물살이 강할 때 유람선을 인양하다 자칫 선체 내부의 시신이 유실될 수 있는 점도 신중한 인양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파견된 구조팀은 1일 헝가리 측이 제공한 보트를 타고 침몰지점부터 강을 따라 50㎞ 하류까지 세차례 수상 수색에 나선다.

헝가리 내무장관은 유람선을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우크라이나 국적 64세 유리 C. 선장에 대해 형사 사건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말했다. 선박 통신기록과 항로기록,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제공한 비디오가 있고, 100여 명의 목격자 진술도 받았다고 밝혔다. 헝가리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구속 심사에서 선장의 과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태만과 부주의 등의 혐의라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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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조대원들이 헝가리 구조대원들과 함께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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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선장의 변호사는 “선장이 어떤 규칙도 어긴 적이 없다"며 잘못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MTI가 보도했다. 이 변호사는 헝가리 당국의 의심이 시기상조며, 사실에 근거한 정보가 없는 추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장은 희생자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면서도 “사고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부다페스트=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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