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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유속 빨라 수색 난항…하류 인접 국가들에 협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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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사고 지점서 12㎞ 떨어진 곳서 수습…사망자 7명 신원 확인

헝가리 당국 “유속 두 배 빨라져 2일까지 선체 수색작업 못 해”



경향신문

헝가리 잠수부가 30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 침몰돼 있는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선내 수색과 인양 등의 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다페스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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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을 포함해 35명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지 사흘째인 31일(현지시간)까지도 추가 구조자는 나오지 않았다. 헝가리 정부와 한국 구조팀은 실종자 수색과 선체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강물이 크게 불고 유속도 빨라 2일까지 선체 수색작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망자 7명의 신원은 확인됐다.

헝가리 당국은 이날 수색 범위를 사고 지점에서 하류 30㎞까지 확대하고 인접한 세르비아에도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빠른 유속 때문에 실종자들이 하류 멀리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 경찰이 공개한 사망자 7명의 시신 수습 지점을 보면 1명은 사고 현장에서 하류 쪽으로 12㎞나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한국 외교부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 등 다뉴브강 하류 인접 국가에 실종자 수색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다뉴브강 유역에 댐이 있는 루마니아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한국 소방청·해군·해경 소속 구조요원 27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신속대응팀 후발대도 현지에 도착해 헝가리 경찰 및 대테러청의 협조를 받아 수색·구조 작업을 준비 중이다.

사고 첫날인 지난 29일 19명이었던 한국인 실종자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불어난 유량과 빠른 유속 때문에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부터 계속 비가 내려 다뉴브강의 수위는 5m에 달했다.

사고 현장인 머르기트 다리 근방에는 수상 크레인이 도착하고 부표가 설치됐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헝가리 경찰청이 수색 작업을 총괄지휘하고 있다”면서 “헝가리 대테러청에서 잠수부를 투입해 유람선 내부를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어난 유량 때문에 선체 수색과 인양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헝가리 국영방송 M1은 지난 30일 “수위가 전날보다 20㎝ 높아지고 유속도 두 배로 빨라졌다”면서 “전문가들이 선체 수색 가능성을 점검했으나 당분간은 너무나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오전 헝가리 잠수부 1명이 수중에서 선체 접근을 시도하다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민간 잠수업체인 다이빙 아일랜드의 리처드 쇼프론 이사는 “잠수부들이 선체에 진입하려면 며칠 또는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2일까지 선체 수색작업을 하지 않고 3일 오전 수색작업 실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경찰이 헝가리 당국이 제공한 지문 자료를 토대로 사망자 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에 도착한 가족들이 유해를 확인할 예정이다. 사망자 신원 확인 및 현지 수사기관과의 업무 협조를 위해 경찰청 소속 경찰관 5명이 부다페스트로 출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현지에서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선체 인양, 시신 유실 방지 노력, 수색 범위 확대를 요청했다”면서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야르토 장관은 “오늘부터 합동수색을 시작한다.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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