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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헝가리 경찰 “추돌 선박 선장 과실 확인돼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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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식별시스템 모니터링 소홀…유속 빠른데 속도 안 줄여 사고낸 듯



경향신문

선박 인양할 크레인 대기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인근에 31일 오전(현지시간) 사고 선박을 인양할 크레인이 대기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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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되는 과정에서 대형 크루즈 측의 과실이 있었다고 현지 경찰이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 크리스토프 헝가리 경찰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한국인 관광객이 탄 유람선을 추돌한 바이킹 시긴호 선장의 과실이 법원 구속 심사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경찰은 전날 우크라이나 출신인 바이킹 시긴호 선장 유리 C(64)를 구속한 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킹 시긴은 이날 새벽 승객 180명을 태우고 행선지인 독일로 출발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부다페스트에 선사 사무소가 있어 추후 책임성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헝가리 당국이 설명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인덱스는 유리 C 선장이 모든 선박의 이름과 항로·속도는 물론 교각 위치 정보까지 보여주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제대로 모니터링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덱스는 “다뉴브강 헝가리 부다페스트 구역을 지나는 대형 선박에 AIS 장착은 의무화된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사고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선박 분류 기준에 따르면 대형에 속하고, 그가 AIS를 주의 깊게 살폈으면 추돌 전에 인지가 가능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바이킹 시긴은 머르기트 교각을 피해 급변침하면서 앞서가던 허블레아니 선미를 들이받았다. 바이킹 시긴호 선장이 AIS 모니터를 제대로 주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바이킹 시긴이 기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과속하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 선박 위치 정보 사이트 ‘마린 트래픽’을 보면 바이킹 시긴은 사고 발생 직전까지 6.7노트(시속 약 12.4㎞)로 항해 중이었다. 이 사이트는 바이킹 시긴이 최고 속도 8.4노트, 평균 7.2노트로 운항한다고 설명했다. 폭우로 수위가 높고 유속이 빨랐기 때문에 훨씬 더 감속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동효 목포해양대 교수는 “6.7노트였다면 당시 야간에 폭이 좁은 강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킹 시긴은 길이 135m에 무게는 5000t에 달한다.

다뉴브강 크루즈 관람이 유럽여행 인기 관광코스로 떠오르면서 대형 크루즈 운항이 급증하고 운항 시간도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것이 대형 인명사고의 근본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인덱스는 현재 다뉴브강을 오가는 대형 크루즈가 2000년대 중반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고 전했다. 2016년 기준 다뉴브강 운항 허가를 받은 대형 크루즈는 250대가 넘는다. 특히 관광객 수요에 맞추기 위해 오후 1~3시와 밤 시간에 대형 선박들의 운항이 집중되면서 대형 충돌사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효재·전현진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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