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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단독]헝가리 유람선 추돌 '바이킹 시긴호', 사고 당시 6.7노트로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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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지시간 29일 오후 9시3분쯤 대형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빨간원)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6.7노트(시속 12.4㎞)로 항해하다 허블라이니호(파란원)을 추돌할 당시 상황이 기록된 항적도. 마린트래픽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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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것은 빠른 속도로 뒤따르던 대형 크루즈의 부주의 때문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 30일 종일 내린 비로 유속이 빨라지고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형 크루즈가 빠른 속도로 항해해 유람선을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세계 선박 위치 정보 사이트 ‘마린 트래픽’을 보면,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해 침몰시킨 크루즈 ‘바이킹 시긴’(Viking Sigyn)호는 사고가 난 세계협정시(UTC) 기준 29일 오후 7시3분(현지시간 오후 9시3분)쯤 6.7kn(노트·시속 약 12.4㎞)로 항해했다.

마린 트래픽을 통해 분석한 사고 당시의 시긴호의 항적을 보면, 시긴호는 사고 발생 약 10분 전 추돌 지점에서 약 1.5㎞ 떨어진 세체니 다리(Szechenyi Lanchid) 인근 선착장에 잠시 정박했다. 이후 속도를 높이며 운항하다 허블레아니호를 뒤에서 추돌했다. 시긴호는 길이 135m의 대형 선박으로 최고 속도 8.4kn, 평균 7.2kn로 운항한다.

평소였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속도였지만, 폭우가 쏟아져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진 상황에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속도였다. 비가 쏟아져 시야 확보도 평소보다 원활하지 않았다. 김동효 목포해양대학교 교수는 “6.7kn은 평소라면 빠른 속도라 할 순 없지만, 비가 쏟아지는 특수한 상황에선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당시 야간에 폭이 좁은 강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배는 자동차와 달리 브레이크 등 제동장치가 없다. 미리 시야를 멀리두고 사방의 움직임을 항상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경찰은 시긴호 선장의 부주의를 사고 원인으로 보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경찰은 29일 밤(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인 선장(64)를 구금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긴호는 사고 직후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이동하다 인근 선착장에 정박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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