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로 고양시 창릉과 부천시 대장 등을 지정·발표한 후 고양과 인천 서구 등 1·2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상승장에서도 가격이 거의 상승하지 않은 지역인데 최근 3기 신도시 '폭탄'까지 얹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서울은 빠른 속도로 하락 폭을 줄여가며 상승할 채비를 마쳤다. 급매물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서울 강남권은 물론 비강남권에서도 신고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고양시의 5월 3주 차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13%로 지난주(-0.11%)보다 0.02%포인트 더 떨어졌다. 고양시는 이달 초 발표한 고양 창릉지구의 직접 영향권에 속한 곳으로 '입주 폭탄'에 대한 주민 반발이 가장 큰 지역이다. 덕양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로 지난주(-0.06%)보다 0.04%포인트 더 떨어졌다. 일산동구 아파트 역시 0.14% 하락해 지난주(-0.1%)보다 집값 하락 속도가 가팔라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이자 지난주 매매가격 변동률 -0.19%를 기록해 일산신도시에서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던 일산서구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일산서구는 17주 연속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 하락 폭 자체는 3기 신도시 발표 직후인 지난주(-0.19%)보다는 소폭 줄어든 -0.16%를 기록했지만 고양시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결국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를 우려하는 해당 지역의 걱정이 고스란히 집값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기 신도시 대표 주자인 일산신도시는 인근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 공급의 직격탄을 받을 것이란 우려로 대규모 주민 집회와 철회 요구 운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일산서구 아파트 가격은 작년 한 해에만 2.72%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 5개월이 채 안 된 기간에 1.9% 하락하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작년 한 해 2.96% 상승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덕양구 아파트 매매가격조차 올해는 1.25% 하락하며 아파트 가격 약세가 고양시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 일산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가격 하락에 대한 주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신도시 지정으로 인한 집값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집값 반등 신호가 감지되는 서울에서는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든 자치구가 곳곳에서 나왔다. 서울 아파트 전체적으로도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주(-0.04%)보다 0.01%포인트 올라간 -0.03%를 기록했다. 28주째 하락하고 있지만 그 폭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조만간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돼 크게 타격을 입었던 강남권 하락 폭 축소가 눈에 띈다.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 대비 0.02%포인트 오른 -0.02%, 송파구는 -0.03%, 강남구는 -0.01%를 기록했다. 모두 전주 대비 하락 폭이 크게 줄었거나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급매물이 소진된 강남권 일부 재건축과 인기 단지 가격이 올랐지만 외곽 단지나 신규 입주 물량 부담이 큰 지역에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강남권과 강북권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매매가 나오고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국감정원 측은 "강남 3구는 급매물이 소진된 일부 재건축 아파트와 인기 단지는 가격이 상승했다"면서도 "다만 외곽 또는 신규 입주 물량 부담이 있는 곳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됐다. 양천구에서도 일부 단지 급매물이 소화됐으나 상승과 하락 혼조로 하락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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