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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현직 부장판사, 법정서 '위안부 사과' 언급하며 울먹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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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위안부 피해자들 하급심 재판이 아직 진행중이었는데…대응방안 보고서를 작성한 건 재판부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 아니었나요? “(검찰)

”다른 사건도 아니고 위안부 피해자들한테 그런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조모 판사)

양승태 사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 소송을 두고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관련 보고서를 쓴 현직 부장판사가 법정에 나왔다. 그는 재판 거래는 부정하면서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과와 배상을 받길 원한다며 울먹였다.

중앙일보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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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위안부 피해자들에 불리한 시나리오 짰나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 윤종섭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임 전 차장 재직 당시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근무했던 조모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2015∼2016년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소멸시효 등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조 판사를 상대로 행정처가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일방적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건 아닌지 추궁했다. 검찰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상한 점이나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냐“고 묻자 조 판사는 ”사회적으로 관심 많은 사건에 대해 언론이나 국회에서 질문이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설명하려는 거였다. 당시에는 미리 정리하는 게 이상할 거라 생각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른 사건도 아니고 위안부인데 어떻게…상상도 못해"
증언 마지막에 발언 기회를 얻은 조 판사는 “당시 재판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모든 경우에 대비해 설명을 준비해뒀다가 재판부 판단의 타당성을 외부에 설득하고 방어하는 것이 당연한 업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것도 아니고 위안부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시나리오를 정해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울먹였다.

또 “사후적으로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돼 오해할 수도 있는데, 시간을 되돌려보면 당시에는 전혀 그런 사전지식 없이 언론에 관심 될 사건을 검토해보라는 지시와 함께 자료를 받았다”며 “정말 (위안부에 불리하게 만들) 생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겠는지, 한 번쯤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조 판사는 “이 사건의 재판이 아직도 진행 중인데, 이런 일 때문에 재판에 부담이 되거나 방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울먹인 채 증인신문을 마쳤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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