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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특별기고-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中企 블루오션 유엔조달시장, 팀코리아로 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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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지난 5월7일부터 9일간 우리 기업들과 외교부ㆍ조달청ㆍ방위사업청 공무원들이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유엔 조달시장 개척 활동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정부측에서는 유엔조달본부(UNPD)ㆍ유엔정보통신국(UN OICT)ㆍ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UNOPS)ㆍ유니세프(UNICEF) 등 국제기구 고위인사들과 우리 제품 구매를 확대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기업들은 유엔조달본부의 담당관들과 면담을 갖고 자신들의 제품을 시연하며 홍보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사전준비단을 파견해 조달본부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를 파악, 이 분야 기업들을 시장개척단으로 엄선했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의 시연과 홍보는 성공적이었다. 유엔조달본부 담당관들도 우리 제품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엔조달은 대부분 공개입찰을 통해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계약이 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잘 준비해 간다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사실 유엔조달은 대금 지불이 확실히 보장되고 장기적인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장점이 있는 시장이다. 유엔조달 시장 자체도 약 20조원 규모로 작지 않다. 일단 유엔에 납품을 하게 되면 대외신인도가 높아져 지명도가 높지 않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국가적으로도 전세계에서 유엔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에 한국산 상품과 서비스가 사용된다는 것은 우리 국격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경제적 이익 이상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아직 유엔조달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7년 기준 1.08%로, 낮은 수치다. 왜 이런 것일까. 이번 방문에서 만난 유엔측 조달 관계자들은 IT를 포함한 한국제품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진출을 추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기업에 물어보니 건당 이익이 작은데 비해 영문으로 진행되는 입찰 절차는 복잡해서 쉽게 포기하게 된다고 했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유엔조달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러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팀코리아 정신’이 요구된다. 일단 유엔 및 산하기구들의 특성을 잘 알고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조달에 대해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조달청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유엔은 평화유지 활동에 필요한 각종 방산물품에, 유니세프는 아동보건을 위한 의약품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이들 품목을 담당하는 방위사업청, 보건복지부의 참여도 중요하다. 이 외에도 해외수출시장 개척 경험이 풍부한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개발담당 기관도 참여해야 한다. 이에 우리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주재로 관계부처ㆍ기관 합동 TF를 구성했다.

정부는 TF를 통해 시장개척단 파견을 정례화하고, 온라인 원스톱 서비스 구축을 통해 우리 중기가 실질적인 계약체결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유엔조달 설명회 개최와 일 대 일 상담회도 하반기 계획중이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팀코리아 정신은 중기의 유엔조달시장 진출 강화와 수출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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