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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엄마가 담배인줄 몰라서 퍼졌다"는 전자담배 '쥴' 한국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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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열린 전자담배 쥴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쥴 디바이스를 살펴보고 있다. 오는 24일 서울 편의점과 면세점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쥴 디바이스는 고유의 온도 조절 시스템이 적용돼 성인 흡연자들에게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의 만족감을 제공하며 연기와 재로부터 자유로워 깔끔한 사용이 가능하다. 2019.5.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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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자담배 점유율 1위 ‘쥴(JUUL)’이 24일 한국에서 첫 판매된다. 쥴 랩스 코리아는 22일 서울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한국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선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쥴은 미국ㆍ캐나다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 등 9개국에서 판매중이다.

기다란 USB 모양의 기기에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피운다. 액상 니코틴을 가열해 흡입하는 방식이다. 민트ㆍ바닐라ㆍ열대과일 등 향이 첨가돼 있다.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쥴은 불과 2년 만에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섰다.

켄 비숍 쥴 랩스 아시아지역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쥴이 궐련 담배보다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에 10억명이 넘는 성인 흡연자가 있지만 지난 15년간 일반 담배(궐련 담배) 흡연률은 큰 변화가 없다. 일반 담배 흡연은 예방가능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있으며 매년 80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흡연자들은 일생 평균 30번 금연 시도를 하지만 성공률은 7% 미만이다”라며 “쥴은 10억명 성인 흡연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재 쥴 랩스 코리아 대표는 “쥴은 간단하게 사용 가능하고, 담뱃재나 냄새가 없이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상의 만족감을 준다”며 “성인 흡연자를 위한 대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 출시를 맞아 방한한 제임스 몬시스 쥴 랩스 설립자는 “처음 쥴을 개발할 대 일반 담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반 담배로 인한 질병과 사망은 예방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 담배에서 나타나는 니코틴 전달과 7000여가지 유해물질이 전달되는 상관 관계, 연결고리를 끊으려 했다”라며 “우리는 담배를 모방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담배와는 전혀 닮지 않은 모양에 담배 맛도 나지 않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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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개발과정 설명하는 켄 비숍 부사장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2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전자담배 쥴 랩스 한국시장 공식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켄 비숍 국제성장 부문 부사장이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9.5.22 jjaeck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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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쥴 출시 이후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율이 급증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자담배 흡연율은 고등학생은 80%, 중학생은 50% 늘었다.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청소년이 2017년 200만명에서 지난해 360만명으로 뛰었다. CDC는 “청소년기 니코틴 흡입은 뇌 발달을 막는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9월 10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이 급속하게 확산(epidemic proportion)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10대의 뇌는 미성숙해 성인보다 중독에 더 취약하다”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도 쥴 출시로 청소년 흡연율이 오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쥴 출시를 앞두고 복지부, 교육부, 국가금연지원센터 등이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 학부모에 주의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숍 쥴 랩스 부사장은 “한국은 미국과 다른 니코틴 판매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쥴로 인해 한의 청소년 흡연이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니코틴 제품을 온라인으로 살 수 있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일반 담배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하고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 ‘기존 흡연자가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낫다’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일반 흡연자의 전환 효과는 크지 않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나왔을 때 호기심에 이를 피우던 기존 흡연자들이 결국 다시 일반 담배로 갈아타는 경향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청소년 등 담배를 피우지 않던 이들을 흡연으로 이끄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에선 처음에 학부모와 교사들이 쥴이담배인 줄 몰라서 학생들의 흡연을 초기에 잡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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