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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fn스트리트] 비거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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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nomics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말 발표한 '세계경제 대전망 2019'를 통해 올해를 '비건(vegan)의 해'로 선정했었다. 올해 지구촌에 채식 열풍이 불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당시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그 예측이 적중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비건기업 비욘드미트가 최근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가총액 37억7600만달러(4조4179억원)로 올해 기업공개(IPO) 업체 중 최고 실적을 거뒀다. 비욘드미트는 콩·버섯·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인조고기'를 만들어 판다. 빌 게이츠의 투자를 받아 유명해졌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채식문화 확산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채식주의의 기원은 살생을 금하는 고대 인도 불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우리아 왕조의 초대 왕 찬드라굽타와 3대 아소카가 채식주의자라는 기록이 있다. 서양에서도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 근대 들어 루소, 톨스토이 등이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비건은 채식주의자(Vegetarian)의 영문 철자 중 앞 세글자(Veg)와 뒤 두글자(an)를 따서 만든 말이다. 영국의 채식운동가 도널드 왓슨이 1944년 창간한 계간지에 '비건 뉴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시초다. 비건은 채식주의자의 줄임말이지만 뜻은 다소 차이가 있다. 채식주의는 육류·조류·어패류·달걀·유제품 등 기피하는 음식의 범위에 여러 단계가 있다. 비건은 이들 모두를 거부하는 극단적 채식주의자들이다.

비건 열풍은 세계 패스트푸드 업계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콩으로 만든 햄버거 '맥비건'을 출시했다. 버거킹과 델타코도 육류 대신 콩 단백질로 만든 신제품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KFC는 영국에서 치킨을 대체할 채식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비거노믹스, 즉 비건산업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은 2025년에 16억3000만달러(1조907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계의 체계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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