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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주주통신원의 눈] ‘삼성’ 광고 받아 논조가 변했다고? / 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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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임성호
한겨레신문발전연대 대표


한겨레가 ‘삼성’ 광고를 받기 위해 봐주기 기사를 쓴다고 말하는 이들을 종종 만난다. 하지만 <한겨레>를 구독조차 안 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한겨레는 애초부터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 경영진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그런 시도를 할 리도 없지만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노조나 우리사주조합은 물론, 양심 있는 기자와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전체 직원들이 민주적인 투표로 3년마다 대표이사 후보를 선출하고, 7만여 국민주주가 눈을 부릅뜨고 한겨레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안다면 그런 말은 안 할 것이다.

요즘 <한겨레>를 받아 보며 주주로서의 자부심이 더 크다. 대부분의 언론이 눈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을 <한겨레>는 집중 보도했다. 이로 인해 <한겨레>는 삼성 광고를 거의 못 싣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을 너무 압박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삼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품격’을 갖춰야 한다. <한겨레>의 ‘매’가 삼성에는 생존을 위한 ‘약’이자 존경받는 기업으로 가는 ‘나침반’이 됨을 명심해야 한다. 삼성이 제대로 된 글로벌 기업이라면 이런 한겨레에 고마움을 가져야 한다. 외국인들이 호평하는 ‘삼성’, 입사하고 싶은 회사 ‘삼성’은 권력유착과 불법·편법의 기업이 아니지 않은가.

2007년 <한겨레>가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관련 양심고백을 보도하자 삼성은 2년 넘게 광고 집행을 중단했다. 2017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보도하자 또 광고 집행을 거의 중단했다. 작년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을 꾸준히 보도하자 또 광고 집행은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은 광고비로 여러 차례 ‘한겨레 길들이기’를 시도해왔지만 한겨레는 꿈쩍하지 않는다.

총칼 아래서 목숨을 걸어야 할 때가 있었다. 5·18항쟁 당시 나도 진압군의 빗발치는 총탄을 받으면서 죽음의 고비를 수차 겪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이 광주 시민들을 폭도라고 매도했다. 그로부터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총칼 대신 돈으로 바뀌었을 뿐 사람의 목숨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내게 생업만큼이나 한겨레를 응원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Ok8989094@hanmail.net

※세계 유일의 국민주 언론 <한겨레>에는 7만명의 주주가 있습니다. 누구나 한겨레 주주가 될 수 있고, 주주로서 <한겨레:온>(www.hanion.co.kr)에 가입하시면 주주통신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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