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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스마트팜'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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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을 맞아 최근 서울 도심에서는 도시농업박람회가 열렸다. 많은 참여 부스 가운데 실내공간에서 인공 빛을 통해 딸기를 재배하는 스마트팜 전시 부스에 발길이 머물렀다. 1월부터 5월까지가 제철인 딸기가 스마트팜을 통해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관계자에게 스마트팜을 통해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 지 물었다. "50㎡(약 15평) 규모 스마트팜을 조성하는데 대략 8000만원이 들고, 3년 정도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 10년이 넘게 지지부진하던 농가 소득이 지난해에야 3000만 원대 벽을 넘어 4200만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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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농협미래경영연구소 부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은 투입 노동력과 에너지 등을 최적화해 기존 농업보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자연환경 제약이 많은 일반적인 농업과 달리 스마트팜은 기후변화와 병해충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한 농산물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생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정부는 기존 농업의 틀을 깨는 스마트팜의 혁신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 중이다. 청년 창업과 산업 생태계 조성의 마중물이자 첨단농업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혁신밸리에는 청년창업보육센터와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 연구기관과 농업기업들의 ICT 융복합 기술개발과 농업 현장 적용을 촉진하기 위한 실증단지, 생산과 유통이 결합한 스마트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에선 이런 정책 추진에 농업인단체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스마트팜에서 생산된 대량의 농산물이 국산 농산물 가격을 교란할 것이라는 우려다. 그렇지 않아도 수입 농산물로 인해 어려운 농업이 더 피폐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한 스마트팜 주인은 농업인이 아닌 결국 자본을 가진 기업이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은 논란 속에서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nthing)'의 행보에 주목하게 된다. 이 업체는 '플랜티 큐브'라는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개발해 국내에서는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는 다양한 허브류와 채소류를 생산하고, 농업 환경이 척박한 중동 국가에 스마트팜 플랫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축적해온 작물별 생육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고, IoT(사물인터넷) 센서와 LED(발광다이오드) 등의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이런 경쟁력이 밑바탕이 돼 세계적인 스마트팜 강국인 네덜란드에서 조차 문의가 올 정도다. 정부 지원을 통해 실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업인들은 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SW) 부문 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엔씽처럼 뛰어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스마트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넓혀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요구와 기대가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잘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작물에 스마트팜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노지나 일반적인 시설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지는 작물도 있다. 수입 농산물을 대체하거나 농산물 수출 영역에서 스마트팜의 역할이 보다 가치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스마트팜의 편리성을 활용해 청년뿐만 아니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농업 참여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스마트팜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농업의 블루오션이 되리라는 기대와 레드오션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뒤섞여 있다. 청년들의 농업 정착을 돕고 미래 국가 식량안보의 한 축이 될 스마트팜이 농업인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며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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