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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우보세]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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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바람아 멈추어 다오!…기상이변에 따른 대기정체가 빚어낸 심각한 미세먼지 타개하려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노래는? 정답 : 바람아 멈추어다오. 그렇다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정답 : 바람 바람 바람."

최근 들은 농담이다. 무슨 말인가 싶지만 한번 얘기를 들으면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와 전쟁에 나선 서울시 공무원들에겐 바람이 불어야만(대기 순환이 원활해야) 미세먼지가 국내에 쌓이지 않고 바람에 날려간다. 반면 대기가 안정돼 바람이 불지 않고 정체되는 순간 미세먼지가 쌓여 공기는 자연스레 나빠진다.

그래서 1980년대 후반 가수 이지연이 불렀던 희대의 히트곡 '바람아 멈추어다오'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반영한 농담인 셈이다.

미세먼지를 좌우하는 3대 요인은 ①국외 요인 ②국내 요인 ③기상 요인 등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이러한 3가지 요인이 복합돼 나타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요인이다. 국외나 국내 요인으로 인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기상 상황이 좋아 대기 순환이 원활하면 미세먼지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기가 정체된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외 요인에 국내 요인까지 쌓여 심각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지난 3월 1일부터 수도권에 7일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된 최악의 경험도 결국 심각한 대기 정체가 만들어낸 결과다. 처음엔 국외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발단이 됐을진 몰라도 대기가 정체되자 국내에서 생산된 미세먼지까지 쌓여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 대기 정체 현상이 빈발하는 것은 기상 이변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쌓이면서 발생한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대기 흐름이 정체돼 미세먼지는 물론 폭염과 같은 기상 이변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는 것.

결국 미세먼지 정책은 기후변화정책과 연계해 시행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지키려면 자가용을 덜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특정회사 상품명이 아닌 기술방식)로 교체하고, 플라스틱 자원을 줄이는 등 친환경적 활동을 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미세먼지 하면 국외 탓을 많이 했다. 그러나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 저감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언제까지나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가 오는 7월 1일부터 서울 사대문안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통행 제한에 나서는 것은 주목할만한 변화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노력이 쌓여야만 변화가 나타난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kenny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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