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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목멱칼럼]연구개발특구 육성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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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4차 산업혁명 시대는 불과 3년 전인 2016년 초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주창됐는데 벌써 한물간 유행처럼 취급하는 이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정작 그 변화의
이데일리

물결은 이제 막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연산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협업으로 센서와 네트워크, 로봇, 합성생물학,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이들이 융합돼 인류의 삶을 마법처럼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모든 사물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이다. 이 시대는 기계와 생산설비, 창고 및 물류 시스템 등이 통합돼 인공지능으로 정밀하게 제어되는 가상 물리 시스템이 생산을 주도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 아래에 세계 경제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플랫폼 비즈니스와 공유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지구 반대편 스타트업의 비즈니스가 하루아침에 우리 기업을 망하게 할 수도 있고, 지역 경제를 책임지던 글로벌 앵커 기업이 갑자기 사업장을 철수해 졸지에 지역경제가 파탄 나기도 한다. 전 세계 시장이 급변하고,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과 연구소의 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돼 가치를 생산하는 기술사업화 생태계가 잘 구축돼야 한다. 이 생태계는 대학과 연구기관 등 기술 공급기관 인근에 기업,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 등 기술의 활용 주체들이 집적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이렇듯 지역의 혁신 활동이 국가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갖춰진 각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첫 번째 시도는 연구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던 대덕연구단지에 2005년 기업 유치와 시험설비 구축 등을 위한 배후 공간을 추가하여 연구개발특구로 전환한 것이다. 특구는 이후 광주, 대구, 부산, 전북 등 5개 지역으로 확대됐고, 출연연, 대학, 기업 등 5400여개 기관에서 19만명의 종사자가 근무하는 기술사업화 전진기지로 성장했다.

특구는 전체 면적이 남한의 0.1%에 불과하지만 SCI 논문 수, 기술이전 금액, 특허출원 수 등 국가연구개발 성과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보고이다. 특구의 입주기업 수(5,41개)도 전국(395만개)의 0.1%에 불과한 반면 매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0.8%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당 매출액(47억원)도 전국 평균 대비 4.2배를 기록하는 등 생산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역량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대덕특구에서조차도 연구역량에 비해 기업 활동 등 산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혁신 클러스터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덕특구에서는 기존의 연구소 집적 구역에 기업의 활동 공간을 재창조하고, 기술이전과 투자, 시장진출 등 기술사업화가 잘 일어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특구진흥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 예술, 먹거리, 볼거리 등 정주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특구에 축적된 기술 역량과 기술사업화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기획사 등 민간 전문가와 협력해 질 높고 파급력이 큰 혁신창업을 기획·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기업이 원하는 기술수요를 발굴해 공공기술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사업화 플랫폼 구축과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및 글로벌 시장진출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구진흥재단은 향후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대구·광주·부산·전북특구와 올해에 새롭게 지정할 강소특구를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지역 혁신성장의 거점을 구축하고, 이곳들을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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