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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넘치는 내집마련 수요, 치솟는 분양가에 더 작아진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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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자이·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 등 두곳 6만여명 방문 올해 서울 분양단지 절반이 9억 초과…강북권까지 확산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jhwon@bizwatch.co.kr

지난 주말 오후 6시가 조금 안된 시각. 지인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방금 전 모습이라며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 견본주택에 줄이 길게 늘어선 사진을 보내왔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견본주택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이다.

최근들어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열기도 지난해와 비교해 한풀 꺾인 분위기다. 하지만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입지 좋은 곳엔 여전히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여전히 내집마련 수요가 두텁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서울에서 중도금대출이 안되는 분양가 9억원을 넘는 아파트들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내집마련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서울에서 실수요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지난해 70.8%에서 51.2%로 쪼그라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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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적대는 견본주택…두곳에 6만여명

지난 17일 동시에 문을 연 서울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와 경기 과천시 과천자이 견본주택엔 오픈이후 지난 주말까지 각각 3만명, 3만2000명이 방문했다.

최근들어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방문객들이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모습은 점차 사라져갔다. 하지만 이들 견본주택에는 주말내내 방문객 행렬이 줄을 이을 정도로 북적였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여전히 내집마련 수요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는 비중이 82.5%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0가구중 8가구 이상은 내집마련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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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5시50분께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 견본주택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분양가 9억 초과 '절반'…더 작아진 바늘구멍

문제는 분양가다.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의 경우 대부분 9억원 미만이어서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 전용 59㎡와 전용 84㎡가 5억원대에서 8억원초반대로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비교적 낮은 분양가라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과천주공 6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자이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가 3253만원으로 비교적 높게 책정됐다. 일반분양 물량 783가구 가운데 중도금대출이 가능한 9억원 미만 물량은 59타입 중 249가구와 74B타입 1가구뿐이다.

싸지 않은 분양가에도 관심이 큰 데는 강남에 인접한 '준강남'이라는 입지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강남이나 인근과 비교해 분양가를 낮다고 판단하거나 강남과 함께 상승을 주도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천 집값은 서울 강남권과 연동한다"며 "입지면에서도 수요자들이 선호할만한 지역이고 평(3.3㎡)당 가격을 보더라도 강남권 신규분양의 경우 4700만원, 과천도 3000만원을 넘기 시작하면서 서울 분당 등과 함께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곳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천지역 청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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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비교적 저렴하다고 인식되는 아파트 청약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물량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48.8%로 절반에 육박한다. 전년도의 29.2%보다 큰폭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강남3구 민간분양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 초과 비중은 2018년 92.2%로 정점을 찍고 올해는 76.4%인 반면 서울 한강이북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같은 기간 12.6%에서 45.4%로 늘어났다.

강남권에 비중이 컸던 9억원 초과 아파트들이 이제는 강북권에서도 절반 가까운 비중으로 늘어날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함영진 랩장도 "크게 상승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청약당첨자들에게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9억원 이하도 계약금이 소형 오피스텔 가격에 준하는 수준이어서 계약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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