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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예비당첨자 확대`를 대하는 분양 현장별 자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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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수도권 내 투기과열지구에서 모델하우스를 열고 공급에 나선 현장들은 조만간 바뀔 청약 제도에 상반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예비당첨자(이하 예당) 확대 관련으로, 한 현장은 제도 시행에 앞서 예당 수를 자발적으로 늘렸고 또 다른 현장은 예당 확대 전인 시점을 분양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21일 국토교통부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승인을 받는 현장은 예비당첨자를 5배수로 대폭 확대해 선정해야 한다. 5월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과천, 분당, 광명, 하남, 대구 수성, 세종(예정지역)이다.

기존 예비당첨자 선정은 전체 공급물량의 80%(기타 40% 이상)에 그쳤다. 그러나 정당청약 절차에서 나온 미계약 물량이 과도하게 발생해 현금부자나 다주택자들이 해당 물량을 무순위청약을 통해 일명 '주워가는'(줍줍)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부는 아예 정당 청약의 당첨자 수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지난 1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공급에 나선 서울 강북 물량인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예당 확대 전 무순위청약을 받는 마지막 현장임을 강조하며 이 부분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롯데건설 분양 관계자는 "이달 20일부터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이 5배수로 늘어나면서 무순위(사전)접수의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 단지가 청약제도 변경 전 분양 단지여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지난 17일 과천자이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 [사진 =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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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올해 첫 과천 물량 공급에 나선 '과천자이'는 분양승인 지자체와 사전협의를 거쳐 예비당첨자수를 200%로 늘렸다. GS건설은 무순위청약을 사전이 아닌 사후로 받을 예정이지만 예비당첨자 순에서 정당계약이 끝나면 무순위청약을 실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예당에서 계약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

이렇게 예비당첨자 확대 제도 관련 분양현장에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미계약분 발생의 중요 요인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진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단계에서의 부적격자 속출로 인한 미계약분 발생분 외에도 고려할 부분은 고분양가로 인한 미계약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총분양가 9억원 선을 넘으면서 미분양 증가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9억원이 넘는 물량은 집단대출로 중도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총분양가의 70~80%를 계약자가 자체조달해야한다. 이는 정부 정책으로 대출이 막혀서 생긴 미분양이라기보다는 고분양가의 벽을 넘지 못해 발생한 물량으로 봐야한다.

9억원이 넘는 고분양가로 오랜만에 '서울 미분양 사업장'으로 이름을 올린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미계약분 발생 후 사업장 자체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 조건(분양가의 40%)을 내걸었지만 5월 중순 현재 대형 평형대 미계약분이 80여세대나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등의 현장도 지난 4월 입지 강점으로 공급에 나섰지만 미분양 공포는 현실이 된 상태다.

최성헌 직방 연구원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분양가 9억원 초과 물량도 자금조달에 부담이 크지만, 9억원 이하도 계약금이 소형 오피스텔 가격에 준하는 수준이어서 계약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청약성적에 비해 저조한 계약실적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책정 전략과 기조가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 청약일정에 돌입하는 과천자이나 롯데캐슬클라시아도 9억원 초과 물량이 있어 미계약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조만간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설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래미안 라클래시' 등의 물량도 마찬가지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은 "분양 초기 고분양가로 미분양이 난 현장은 일반 수요자가 접근하기 쉽지않다. 그렇다고 서울 신규물량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잡아내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 또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점점 진행되고 있지만 딱히 해결책이 없는 상황만 되풀이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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