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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설]OECD 성장률 꼴찌, 경제사령탑마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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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로 집계됐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0.78%) 영국(0.50%) 독일(0.42%) 이탈리아(0.23%)가 우리보다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청와대는 올 3월 공식 페이스북에 “(성장률이) 지난해 30-50클럽 가운데 미국 다음인 2위였다”며 “올해는 미국과 함께 공동 1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희망 섞인 전망과는 달리 지난해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30-50클럽 7개국 가운데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이 가장 낮았다. 마이너스 성장을 한 나라도 한국밖에 없다. 1분기 지표로 봐서는 올해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인 2.5%를 또다시 하향 조정해야 할 처지다. 그런데도 청와대에서는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자화자찬성 진단만 나오고 있다.

선거와 지지자들을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그렇다고 쳐도 경제부총리는 달라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경제사령탑의 존재감이 거의 없는 상태다. 홍남기 부총리는 취임 전 국무조정실장 시절부터 승차공유(카풀) 규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강조해왔지만, 여당과 국토교통부는 택시업체 및 노조 등과 사회적 대타협이란 이름으로 어정쩡한 합의안을 내놓았다. 주요한 규제개혁 사안이 물 건너가도 홍 부총리는 “이해관계자의 타협이 중요하다”는 경제부총리답지 않은 반응만 내놓았다.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어느 누구도 홍 부총리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다. 이러니 경제부총리는 당청의 지시 전달자에 불과하고 각 부처는 정책 집행기관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아닌가.

과거 경기가 나쁠 때는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경제부총리가 사령탑이 되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면서 내수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여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지금 홍 부총리에게서 그런 리더십을 찾기 어렵다. 지금은 무엇보다 상황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경제 문제는 경제논리대로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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