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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MLB 평균자책점 1위 `컨트롤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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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류현진이 20일(한국시간) 3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가며 메이저리그(MLB) 평균자책점 1위(1.52)로 올라섰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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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만 하면) 달에서도 던질 수 있을 거다."

올 시즌 류현진이 선발 등판할 때마다 '말로 평가할 수 없다' '명작이다' '땀도 별로 안 흘린 것 같다'며 극찬했던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 다시 엄청난 찬사를 보냈다. 31이닝째 점수를 주지 않으며 메이저리그(MLB)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선 팀 1선발에 대한 무한 신뢰가 느껴지는 립서비스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선수가 되는 류현진이 제대로 일을 낼 태세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9 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올렸다. 탈삼진은 5개, 볼넷은 1개를 허용했으며 다저스 타선은 1회와 3회 각각 1점, 7회 코디 벨린저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신시내티를 8대3으로 이겼다.

지난 세 번의 선발 등판과 비교하면 이날 류현진은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신시내티 타선은 정교함(팀 타율 0.218)이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떨어지지만 1회부터 류현진 공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선두 타자 닉 센젤에게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다음 타자를 잡아낸 뒤 도루를 허용했고 신시내티 최고 강타자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2루로 이날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옛 동료 야시엘 푸이그가 병살타를 치면서 마무리됐다.

이후 류현진은 3·4·5회 안타를 맞으며 주자를 내보냈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아메리칸 볼파크에서도 두 종류의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는 볼 배합 앞에 타자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수는 88개였으며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비율이 42%, 컷패스트볼이 27%, 나머지는 체인지업과 커브였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류현진의 올 시즌에 대해 "같은 타자에게 같은 투구를 반복하는 법이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류현진의 무실점 행진은 31이닝까지 늘어났다. 지난 2일 샌프란시코 자이언츠와 치른 경기에서 1회 한 점(8이닝 1실점)을 내준 뒤로는 8일 애틀랜타전 완봉승, 13일 워싱턴전 8이닝 무실점, 이날 신시내티전 7이닝 무실점까지 4경기 가까이 점수 주는 법을 잊은 모양새다. MLB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1980년대 후반 명투수였던 오렐 허샤이저(59이닝)가 가지고 있으며 클레이턴 커쇼가 전성기 시절인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41이닝과 37이닝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시즌 일정이 약 3분의 1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평균자책점 MLB 전체 1위로 올라선 것도 놀라운 기록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이날 경기 후 1.52(2위 1.54)까지 낮아졌다. 특히 평균자책점 상위 10명의 선수 가운데 소화한 이닝 수(59와 3분의 1)가 세 번째로 많다. 외부 변인이 많아 스탯 자체의 가치가 예전에 비해 떨어진 평균자책점과 다승 항목에 비해 소화 이닝 수만큼은 투수의 내구성과 꾸준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주요 지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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