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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신촌 카페에 플라스틱 빨대 사라지는 날까지” 빨대 혁명 목표로 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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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8일 청년비영리단체 통감을 서울 서대문구 이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곽정윤 부대표(왼쪽부터), 진지홍 대표, 김지우 기획팀장.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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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는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로 일회용 규제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체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신촌 카페부터 시작해 친환경 빨대를 쓰도록 유도해 20만 개 플라스틱 빨대 줄이는 게 이번 프로젝트 목표입니다.”

청년비영리단체 통감의 대표 진지홍(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22)씨는 현재 진행 중인 빨대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다. 통감의 대표를 포함해 부대표인 곽정윤(숙명여대 영문과 4학년·23)씨, 기획팀장인 김지우(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21)씨를 지난 9일 신촌의 한 카페에서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통감은 대학생이 중심이 된 청년들이 경쾌한 행동형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단체로 2016년에 설립됐다. 총 회원은 130명이며 지난 2월에는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했다. 진 씨는 “통감은 매년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청년의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고찰하고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다양한 행동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주제는 빨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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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제인 친환경 소재 빨대. 옥수수, 실리콘, 종이 빨대 등 소재가 다양하다.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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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씨는 “다문화 가정, 대학생 주거 문제, 소방관의 열악한 환경 등 다양한 100개의 주제가 나왔지만, 토론을 통해 빨대가 최종 선정됐다”고 말했다. 빨대를 특별히 선정한 이유에 대해 김 씨는 “스타벅스부터 빨대나 일회용품 사용이 공론화됐지만 다른 카페로 퍼지거나 하는 부분이 적었다고 생각했다”며 “청년들이 경쾌하게 풀어나가기 좋은 주제라고 생각됐다.”

주제가 선정되면 이들은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기획을 한다. 이들은 매월 11일을 '빨대 데이'로 정하고 협업을 맺은 신촌 카페에서 친환경 빨대만 쓰도록 기획했다. 이들과 만난 장소인 이대 앞 카페도 캠페인에 동참한 곳이다. 신촌의 100군데 카페를 직접 발로 뛰어 하나씩 협업을 맺어 현재 19곳 카페가 동참했다. 그 외에도 신촌 연세로에서 지난 9일과 10일 출범 행사를 진행했다. 게임을 통해 플라스틱 이슈에 대해서 청년들에게 설명하고 친환경 빨대도 나눠주는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카페에 배포될 친환경 빨대는 이들이 직접 업체를 찾아다니며 발주했다. 이들의 뜻을 지지하는 몇몇 업체들은 빨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진씨는 미리 준비해온 친환경 빨대를 보여주며 “옥수수로 만든 빨대는 개당 가격이 20원 정도다. 깨물어도 깨지지 않고 종이 빨대 처럼흐물거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생분해도 되기 때문에 환경에도 좋고 가장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쓸 수 있는 빨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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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비영리단체 통감이 신촌 연세로에서 진행한 킥오프 행사. [통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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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씨는 녹색 빨대를들어 보이며 “이건 실리콘 빨대인데 기존에 이런 다회용 빨대가 세척이 힘들다는 불만이 많았는데 이 실리콘 빨대는 가운데가 갈라져서 세척이 편한 장점이 있다”며 “텀블러나 에코백 등이 요즘 패션이 된 것처럼 빨대도 앞으로 패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대학생들이 많은 만큼 대학 간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진씨는 “연대 내부 카페만 해도 하루에 5000개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연대 생협도 함께 하기로 했으며 서울대 생협과 총학생회와도 협의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김지우씨는 “빨대에 관련된 대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자원재활용법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규제 대상이 지정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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