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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음식물 쓰레기 먹고 자란 돼지, 어디로 팔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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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 돼지' 산패 빠르고 냄새 많이나


<앵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우리 정부와 농가도 그것을 막기 위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한테 먹여 키운 농장에서 돼지 열병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 그래서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자란 돼지들이 어디로 유통됐는지 이번에 조사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식당과 마트에 11만 마리 넘게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그것을 먹어도 괜찮은 것인지 오늘(16일) 이슈리포트 깊이있게 본다에서 이 내용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김관진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돼지사육농가. 입구에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 담긴 드럼통이 잔뜩 놓여있습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악취가 진동합니다.

종이와 플라스틱 같은 이물질도 잔반과 뒤섞여 있습니다.

또 다른 사육농가는 다리 밑에 울타리만 쳐놓고 돼지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무허가 영세 사육농가는 잔반 먹이의 주된 소비처입니다.

잔반을 먹여 사육한 돼지는 도축장을 거쳐 공판장 경매를 통해 팔려나갑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료를 먹여 키운 돼지들과 뒤섞인다는 것.

어떤 돼지가 잔반을 먹여 키운 것인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김성환 경매사/음성축산물공판장 : 사료 돼지하고 좋지 못한 먹이를 급여한 돼지를 아무 정보 없이는 그 두 가지를 구분해 내긴 굉장히 어렵습니다.]

농식품부 조사 결과 잔반 돼지 사육 농가는 전국적으로 250여 곳, 돼지는 11만여 두로 파악됩니다.

절반 가까이는 회사 구내식당이나 일반식당으로 납품되고 소규모 정육점이나 대형마트로 풀리는 양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돼지 사육 농가 관계자 : 대학가에 있는 저렴한 식당이나 무한 리필 되는 고깃집들 있잖아요. 그런 데로 보통 유통이 되는 걸로….]

잔반을 먹여 키운 돼지는 고기의 산패가 빠르고 냄새가 많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기의 탄력이 부족해 흐물거리는 특성 때문에 생고기 유통은 어렵고 마트에서 주로 양념육으로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더라도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 정보가 소비자에게 공유돼야 합니다.

현행 돼지고기 이력제로는 출하 농가와 유통 단계만 확인이 가능하고 잔반으로 키운 돼지인지 소비자가 파악할 방법은 없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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