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조언 덕에 대표팀에 더 빨리 적응하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의 대표팀에 대한 인상은?' |
(진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테파노 라바리니(40·이탈리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자체 평가전 중 '블로킹 터치 아웃'을 놓고 선수들이 설전을 벌이자, 장난스럽게 '비디오 판독'을 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훈련 중에도 세터 이다영(현대건설) 등 선수들과 대화를 자주 하고, 훈련이 끝나면 더 친근하게 농담도 던진다.
이렇게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사이를 좁히고 있다.
1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체육관에서 이어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단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단연 라바리니 감독이었다.
한국 배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그는 7일 한국으로 들어와 열흘째 대표 선수들과 호흡하고 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금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영상은 이미 확인했다. 그러나 영상과 실제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며 "눈앞에서 선수들을 보고, 함께 훈련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칭찬만 하지는 않는다. 라바리니 호의 첫 번째 목표인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은 8월 2∼4일에는 러시아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E조 경기를 치른다.
세계 랭킹 9위인 한국 여자배구는 러시아(5위), 캐나다(18위), 멕시코(21위)와 경쟁한다. 조 1위를 차지해야 도쿄올림픽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한국 여자배구가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E조에서 1위를 못하면, 2020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예선전에서 도쿄 올림픽행에 재도전한다. 이 대회에서도 1위를 해야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다.
라바리니 감독 '엄지 척' |
라바리니 감독은 21일 시작하는 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며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개인 능력은 좋다. 특히 시간 차로 공을 때리고, 스파이크 방향을 잡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선수들을 칭찬하면서도 "수비는 더 보완해야 한다. 단순히 상대 공격을 막는 수준이 아닌, 블로킹과 리시브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현 대표팀의 약점을 지적했다.
VNL은 '수비 시스템'을 시험할 좋은 기회다. 라바리니 감독은 "좋은 기량을 갖춘 한국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나도 지켜보겠다"고 했다.
현 대표팀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2018-2019 V리그 최우수선수 이재영(흥국생명), 블로킹 1위 양효진(현대건설)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라바리니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은 점은 아쉽다"라고 말하면서도 "지금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활용해 VLN에서 최상의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6월 초 대표팀에 합류하는 김연경은 라바리니 감독에게 더 큰 희망을 안긴다.
라바리니 감독은 8일 터키리그 일정을 마치고 입국하는 김연경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났고, 식사도 함께했다. 그는 "김연경은 세계 배구의 흐름과 한국 배구의 특성을 모두 잘 아는 선수다. 김연경과 대화를 나눈 덕에 내가 한결 빠르고 수월하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 적응하고 있다"며 "김연경의 존재는 나뿐 아니라, 우리 대표 선수들 모두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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