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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초ㆍ중ㆍ고교생 10명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여학생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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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스마트폰 중독 이미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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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정모(15ㆍ경기 화성시)양은 몇년째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정양의 부모는 하루에도 몇번씩 “스마트폰 좀 그만해라”라는 지적을 한다. 통신 요금이 10만원 이상 나와 크게 혼을 내도 그 때뿐이다. 정양은 주로 카카오톡ㆍ인스타그램 등 SNS를 하거나 유튜브 등 영상을 보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하루 4~5시간씩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면 불안해한다. 정양의 어머니 김모(49)씨는 지난해 연말 고교 입학을 앞둔 정양에게 인터넷 사용이 차단되는 휴대전화를 사주기도 했다. 하지만 정양이 “친구들과 연락도 못한다”며 반발해 석달도 안돼 다시 스마트폰으로 갈아탔다. 김씨는 “밥 먹을 때나 화장실 갈 때까지 한 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에 매달려있는 딸을 볼 때마다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생 10명중 1명은 정 양처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과잉 의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ㆍ고교에 다니는 여학생의 과잉 의존 위험이 높았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학령 전환기(초등 4년, 중등 1년, 고등 1년) 청소년 128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인터넷ㆍ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여가부가 2009년 이래 매년 실시하는 조사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1만1583개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 총 128만 6567명이 참여했다.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98.1%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을 보여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인 학생을 위험사용자군으로, 사용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단계는 주의사용자군으로 분류했다. 이 둘을 합쳐 과잉 의존 위험군으로 규정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서 위험군(이하 ‘과잉 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청소년은 20만 6102명으로 나타났고,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갖고 있는 청소년(이하 ‘중복위험군’)은 7만 1912명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과잉 의존 위험군은 매년 증가 추세고, 스마트폰 과잉 의존 청소년보다 인터넷 과잉 의존 청소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참여자 128만6567명 가운데 인터넷 과잉 의존 위험군은 15만 4407명으로, 이 중 위험사용자군은 1만 4790명, 주의사용군은 13만 9617명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초ㆍ중ㆍ고교생 124만6581명 중 과잉 의존 위험군은 12만 3607명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명꼴로 중독 우려가 높은 것이다. 이중 위험사용자군은 1만 4456명, 주의사용군은 10만 915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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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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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보면 전학년에 걸쳐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잉 의존 청소년이 늘었다. 학년별로는 중학생(7만6706명), 고등학생(7만3052명), 초등학생(5만6344명) 순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잉 의존 위험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초등 4학년은 최근 3년간 과잉 의존 위험군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7년 5만335명에서 지난해 5만5467명, 올해는 5만6344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성별로 나누면 여자 청소년의 인터넷ㆍ스마트폰 과잉 의존 증가가 두드러졌다. 초등 4학년의 경우 남자청소년이 더 많았으나, 중ㆍ고교 시기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모두 여자 청소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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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유아 중독




김성벽 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인터넷ㆍ스마트폰 과잉 의존 청소년의 전반적인 증가는 최근 인터넷ㆍ스마트폰을 이용한 1인 미디어, 실시간 방송, 유튜브 등 청소년이 이용하는 미디어 콘텐트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인터넷ㆍ스마트폰 과의존이 위험한 이유는 사용량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일 총회에서 ‘게임 중독’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할 전망이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인터넷ㆍ스마트폰 과잉 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청소년에겐 부모의 동의를 받아 맞춤형 상담과 치유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 과장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220곳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정신건강증진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치료협력병원에서 상담과 병원치료, 사후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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